간호계 악습(惡習)? 잇단 자살 '원인' 지목
원장들 '조무사 1~2명 있는 개원가에서도 괴롭힘으로 퇴사 많아'
2019.01.15 05: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최근 서울의료원 간호사에 이어 지방에서 간호조무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두 사람이 ‘직장내 괴롭힘’을 연상케 하는 유서를 남기면서 간호사 뿐 아니라 간호조무사들 사이에도 견디기 힘든 괴롭힘이 상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께 익산시 한 아파트 9층에서 간호조무사 A씨가 투신해 숨졌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동료들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간호학원을 수료하고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최근 익산의 한 병원에서 실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유서에 자신을 힘들게 한 동료들의 실명을 언급했다"며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개원가에서는 간호조무사들 간 괴롭힘 문화가 적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북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B원장은 “간호조무사들 사이에도 위계가 있는 것 같다. 인근 지역 의원에서는 2명의 간호조무사가 근무했는데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 둘 다 나가버린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간호조무사는 구인이 어려운데 이런 일들이 요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원장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다른 C원장은 “개원가는 근무 간호조무사가 한 두 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간호조무사들 간 괴롭힘이 있다고 들었다. 나이가 어리거나 또는 두 직원의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을 경우에 특히 심하다는 전언이다.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간호조무사 D씨는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간호조무사가 1~2명 근무하기 때문에 교묘하게 괴롭히는 관계가 지속되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직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료로부터 당하는 괴롭힘은 결코 작지 않다”면서 “간호조무사 중에도 텃세나 위계질서가 심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의원급 의료기관끼리 소문이 빠르고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동료 직원과의 불화로 퇴사하면 이후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 생각돼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이번 사건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간무협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조사 중인 사건으로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며 “실습생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시도협의회를 통해 경위가 파악된 후 협회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월5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인은 약물 과다투여로 확인됐으며 A씨는 병동에서 5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말 간호행정부서로 발령을 받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병원 사람들은 조문을 오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를 남겨 충격을 안겼다. 유족들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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