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부, 의대정원 확대 '불가 or 고려'
"필수의료 중심 증원" vs "먼 미래 기대지 말고 가까운 현실정책 필요"
2023.06.22 06:00 댓글쓰기

최근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가 정부와 의사인력 확충이라는 큰 틀에서만 합의한 가운데, 유력한 수단인 '의대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의대 정원은 근본책이 아니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었지만 최근 "무조건 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나오며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필수의료 분야 의사가 부족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이 개최한 '의료현안 연속토론회 제2차 : 의사 수요와 공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의료계 인사들은 의사 총원에 매몰되지 말고 인력 분배에 중점을 두고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시각차를 드러냈다. 


"핵심은 의사 수 아닌 배분, 필수의료 인력 확대 접근"


이날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는 "필수의료 분야에 한해 의대 정원 확대를 고려해볼만 하다"며 "의사 수 문제를 덮어둘 수만은 없다. 이미 지방 소재 국립대병원은 당장 필수의료 전공의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에 한해 의사를 늘리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필수의료 전공의 비율이 5대 5가 되도록 비수도권의 배정을 늘려 바로 시행해야 한다"며 "이에 해당하는 의대정원은 '지역필수의료인재선발전형'을 통해 늘리면 된다"고 제안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부회장도 의사 증원이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기존에 향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입장이 많은데, 그 가정이 틀릴 수도 있다. 이민 정책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라며 "의대 증원이 모든걸 해결하진 않겠지만 미래는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의사가 부족해서 문제? 종로에서 뺨 맞고 동대문서 화풀이"


반대 측 주장도 팽팽히 맞섰다.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는 "인구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의사 수는 계속 증가해왔다"고 미래시대 의사 과잉공급 양상을 경고했다. 


그는 "의사 수를 늘려도 실질적으로 6년~12년 후에 나타날 텐데, 그 사이 효과적인 대안을 강구하면 늘릴 필요는 사라진다. 막연한 효과에 기댈 것인가"라고 일침했다. 


그는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 모순점을 지적했다. 그들 주장의 근거는 의료공백인데, 다른 정책적 대안으로는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현재 공급 구조 문제가 대부분 행위별수가제에 기인한다는 걸 다수가 이해하고 있으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파격적 수준의 정책은 안 내놓고 의사 증원을 말한다"며 "행위별수가제로 생긴 문제를 다른데서 해결하려는 '종로에서 뺨 맞고 동대문에서 화풀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도 "의사가 적어 심각한 국민적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괴담에 가깝다"며 "10년 후 나타나는 효과에 기대,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한가하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2031년부터는 의사 배출이 증가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가 가파르게 OECD 평균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그때는 다시 정원을 줄이자고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댓글 1
답변 글쓰기
0 / 2000
  • 돈계산 해봅시다 06.22 14:02
    의료 사각지대 해소 비용을 한번 산출해 봅시다.  의대정원 확대로 10년내 얻는 효과/비용 그리고 수가 개선으로 10년내 얻는 효과/비용.  말이빨 갯수 세겠다면서, 왜 말대가리를 붙잡지 않고 철학개론서를 뒤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