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경력은 물론 지역, 병원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 간호계 임금에 대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신입 간호사의 최소 임금을 올리고 경력별 간호 임금 증가폭을 표준화해 타 직종에 비해 낮은 간호계 평균 임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5일 열린 병원간호사회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병원간호사 임금 실태와 동시에 적정임금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병원간호사회에서 금년 발표한 2018년 간호사 월평균 임금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평균임금은 정규근로자 임금보다 약 5% 낮았다.
다른 의료계 종사자와 비교했을 때 간호사 임금은 2016년 기준 의사의 24.3%, 약사의 53.1%였다.
김진현 교수는 “영국,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는 간호사 임금이 의사의 절반 정도”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역, 병상수, 경력, 성별 등 간호사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에 따른 임금수준을 알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는 구글 설문지로 설문 참여와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사진 첨부를 유도했고, 설문조사 참여자 중 극단치 상하 0.5%를 배제한 총 3742명을 표본으로 했다.
간호사 전체 평균 임금은 336.4만원이었고 일반 간호사의 경우 333.3만원, 관리직의 경우 416.7만원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일반간호사의 최소 임금은 166.7만원인데 비해 최대 임금은 75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관리직 간호사는 최소 239.2만원, 최대 757.7만원을 받았으나 표준분포에서는 더욱 벗어났다.
지역별 차이를 살펴보면 서울시 평균임금은 39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327만원인 광역시가 제일 낮았다. 이는 353만원인 다른 도의 평균 임금보다 낮아 주목됐다.
간호사 임금을 결정하는 주요인으로는 성별, 경력, 병원규모, 병상수가 있었다.
남성 간호사는 여성에 비해 월 16만원을 적게 받았고, 현재 속한 기관에서의 경력이 1년 많을수록 9천원씩 증가했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일반병동 간호사보다 월 13만원, 응급실 간호사는 월 14만원을 더 받았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의 월급은 요양병원 간호사보다 45만원, 종합병원은 22만원, 병원은 21만원 높았다.
병상수별 임금을 살펴보면 100병상이 많은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일수록 월급이 4만6000원씩 높아졌다.
의료기관 유형 및 병상수, 지역 차이 없는 표준임금 마련 절실
국내 간호계에서 신규와 최고 경력자간의 임금격차는 1.8배다. 영국, 호주, 독일 등 임금체계 표준화를 이룬 나라들은 1.3배 격차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큰 수치다.
김진현 교수는 “국내에서는 임상 경력에 따른 임금 상승률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영국, 호주, 독일과 같이 한국에서도 표준임금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가 언급한 외국의 경우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 임금체계가 일정한 구조로 정형화돼 있다. 임금 수준은 경력과 직위에 따라 설정된다.
직위는 학력, 전문적 기술, 자격 등을 갖추는 경우 상위 등급으로 부여되고 관리자로 보직을 맡는 경우에는 별도의 급여체계를 따른다.
의료기관 유형이나 병상 수와 간호사 표준임금은 무관하며 지역별로도 차이를 두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 종별, 지역별 간호사 급여 차이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간호사 이직 및 간호서비스 질 저하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사 이직을 줄이고 간호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간호사 적정 임금체계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