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병원 추진했던 여주시 결국 '포기'
경기도 '불가' 통보…적자·인력확보 어려움 등 자체 설립도 난관
2014.10.12 20:00 댓글쓰기

분만가능 산부인과가 없어 새 병원 설립을 추진해온 여주시가 결국 포기를 결정했다.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기도의 지원이 불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시 역시 매년 20억원의 비용 부담에다 의료인력 확보마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2일 지역의료계 및 여주시에 따르면 인구 11만명의 여주 지역은 매년 900여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지만 지난 2012년부터 분만 병원이 없다.

 

산부인과 4곳이 운영 중이지만, 분만을 도울 의료기관이 없어 산모들은 서울이나 인근의 분당, 이천, 강원도 원주 등으로 원정출산을 떠나는 실정이다.

 

시는 저출산 대응 및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분만 산부인과를 설립을 추진했다. 이후 외부 연구조사를 의뢰, 국비와 지방비 지원을 받는 경기도의료원 형식의 ‘경기도립 의료원 이천병원 여주분원’을 설립하는 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는 예산과 전문의료 인력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도립 분만병원 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문서로 통보했다.

 

도는 도립의료원 이천병원 적자가 연간 1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매년 20억∼25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는 이천병원 여주분원 형태의 분만병원 설립과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보건복지부 지원 기준상 1시간 거리내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야 하는데 여주시는 원주나 이천 등 인근 도시에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시는 이와 함께 도비지원을 받지 않고 산부인과, 소아과, 마취과, 산후조리원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시립 분만병원 설립을 검토했다.

 

민간병원 병실·진료과목 증설 통해 산부인과 유도

 

이 역시 연간 20억원이 넘는 적자에다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민간병원이 병실이나 진료과목을 증설할 경우 분만을 담당할 산부인과를 설치하는 쪽으로 유도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도비 지원 없이 자체 분만병원을 설립·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민간병원이 산부인과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13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분만기관 수는 2008년 954개에서 2010년 808개, 2012년 739개, 2013년 699개로 최근 6년새 255개(26.7%)가 감소했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분만기관이 1311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10년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장흡 이사장은 “2008년 10만명당 8.4명이었던 모성사망률이 최근 14명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의사들이 줄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무과실 보상법, 초음파 수가, 포괄수가제 등 당면과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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