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조정실장 설명회 이어 전국 대학병원장 '긴급간담회'
복지부, 이달 20일 개최···심상찮은 상급종병 민심 달래기 '전전긍긍'
2019.09.11 06: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 발표 이후 상급종합병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성난 민심 달래기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각종 수가 패널티 등 환자 쏠림현상 책임을 상급종합병원에 전가시키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보이콧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복지부가 난감한 상황이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복지부와 상급종합병원 원장들과의 긴급 간담회 일정이 잡혔다.


복지부는 오는 20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상급종합병원협의회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마련한 상급종합병원 기획조정실장 대상 설명회가 분위기를 파악하는 자리였다면 20일 열리는 간담회는 보다 무게감 있는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는 김영모 회장(인하대학교 의료원장)을 비롯해 전국 상급종합병원 원장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대한 성토장이 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 원장들은 이 자리에서 환자 쏠림현상 해결책으로 병원에 대한 패널티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를 진료할 경우 의료질평가지원금 지급을 중단함과 동시에 종별가산율 적용을 완전 배제키로 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1등급 기준으로 외래진료 당 8790원이 지급된다. 개선안이 적용될 경우 병원들은 약 4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병원계는 추산했다.


정부는 경증환자에 대한 수가 보상을 줄이는 대신 중증환자에 대한 보상은 적정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의료법상 환자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증환자 진료분에 대한 종별 가산을 전격 배제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 원장은 “복지부가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쏠림현상 해소 책임을 병원들에게 전가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한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결국 병원들한테 환자 중증도를 선별해 진료하라는 얘기”라며 “진료 거부권이 없는 병원이 무슨 수로 경증환자를 돌려보낼 수 있냐”고 덧붙였다.


환자가 아닌 의사에 의한 상급종합병원 진료의뢰도 우려가 상당하다. 갑작스런 제도 변화에 따른 환자들의 민원 폭증을 병원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불만이다.


현재는 환자가 병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원하는 상급종합병원 어디든 갈 수 있는 구조로, 쏠림현상의 주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이를 개선해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상급종합병원으로 직접 연계해 주는 체계로 의뢰절차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기존 방식에 익숙했던 환자들은 병원 측에 강하게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병원들은 민원 처리에 진땀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뢰서를 작성하는 개원가나 중소병원 의사들 입장에서도 환자가 원하는 상급종합병원과 다른 곳으로 의뢰할 경우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원장은 “진료의뢰서 관련 민원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전무하다”며 “이 역시도 병원들이 모두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상급종합병원들과의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많은 고심 끝에 도출된 결과”라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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