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공의료, 감염병 대응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예방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여전히 반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데일리메디가 예방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하는 기관 중 23곳을 조사한 결과, 정원 38명에 실제 지원자는 7명에 그쳐 정원 충원율이 약 18%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청과, 가정의학과 등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저조한 지원율을 기록한 다른 과들과 비교해서도 유독 낮은 수치다.
실제로 배정된 정원을 채운 곳은 가톨릭관동대 의과대학 단 한 곳이다. 그마저도 정원 1명에 한 명이 지원했다.
나머지는 서울대의과대학 및 서울대보건대학원, 연세대의과대학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일부 의과대학 관계자들은 “몇 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예방의학과 낮은 전공의 충원율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은 20.8%에 그쳤다.
하지만 예방의학과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으면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됐다.
향후 주기적으로 찾아올 감염병 대응은 물론 공공의료의 시스템을 만들어 갈 전문가를 배출하는 창구로서 몸값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이 높아진 관심이 전공의들의 지원율 증가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여전히 다른 과들에 비해 열악한 처우와 불투명한 미래가 예방의학과로의 지원을 꺼리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감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은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장래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것만으로 전공의 지원 증가로 이어질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방의학과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적정 수준의 경제적 대우가 보장되는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시스템이 뒷받침 된다면 장기적으로 전공의 지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학회 차원에서는 향후 예방의학과 활동 영역을 실제 임상 현장으로 늘려감과 동시에 지역의 공중보건 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들을 길러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감 이사장은 “현재 예방의학과가 활동하고 있는 학교, 연구소에 더해 의료기관에서 ‘예방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중요성이 커진 지역의 공중보건의료와 커뮤니티케어 등에서도 영역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