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이대의료원 산하 목동병원과 서울병원이 양병원 체제를 확립해나가는 모습이다.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 성공한 목동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역량을 강화하는데 더욱 집중할 방침이며, 허가병상 수가 목동을 넘어선 서울병원은 부인과 등 특정 진료과를 중심으로 대형병원 진료인프라를 갖춰나가고 있다.
11일 이대의료원에 따르면 서울병원 허가 병상 수는 지난해 12월 747병상이 됐다. 2019년2월 개원당시 허가병상은 164병상으로 2년여 만에 583병상이 늘어났다. 서울병원은 오는 2023년까지 당초 계획한 1014병상 허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원한 서울병원은 당분간 수련병원과 대학병원 역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올해 처음으로 인턴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교수들 부담도 조금은 덜어지게 됐다. 그동안 외래진료, 수술, 당직을 모두 교수가 전담했던 서울병원은 의료원장이 당직을 설 정도로 업무 부담이 상당했다.
병상수가 상급종합병원에 맞먹는 규모로 확대되고 의사인력이 보충되면서 병원은 본격적으로 진료역량 강화에 나선다.
우선 이화의료원 주력인 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소아진료 전문화를 위해 병원은 지난해 11월 신생아 중환자실을 개소했다. 산부인과는 국내 두 번째로 다빈치 SP 로봇수술기를 도입한 바 있다. 산부인과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수술 5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모아센터는 최근 분만 500건을 돌파하는 등 산모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신경외과와 혈액종양내과도 주력 진료과로 키워나간다. 혈액암치료는 조혈모세포이식실을 중심으로 키워나간다. 서울병원 조혈모세포이식실은 치료 중인 혈액암 환자도 면회할 수 있는 ‘멸균복도’를 도입하며 환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대서울병원 관계자는 “목동병원과는 ‘경쟁체제’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서울병원은 당분간 대학병원·수련병원 입지를 다지는데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병원의 경우 강서, 인천지역 환자 및 향후 외국인 환자들까지 바라보고 지어진 곳으로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급종병 재진입 목동병원, 중증·응급환자 진료 강화
상급종합병원에 복귀한 목동병원은 종합병원으로 운영되는 동안에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를 배치하는 등 중증 응급환자 진료인프라를 유지했다.
이번 상종 지정에도 중증환자 수용력이 크게 작용했다. 목동병원은 그동안 이송된 중증환자를 타 병원에 전원하지 않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상위에 들었다.
재난거점병원으로 역할을 계속 수행한 점도 평가에서 고려됐다. 4기 상종지정평가에선 중증환자 진료 비율이 강화 적용됐는데, 이대목동병원은 이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목동병원은 또 지난 9월부터 ‘코로나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지정돼 1개 병동(35병상)을 코로나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감염병 사태 중 대형병원의 중증환자 수용이 시급한 가운데 상종에 준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앞서 목동병원은 지난 2018년 '중환자실 신생아 집단 사망'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의 여파로 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보류됐다.
지난해 이어진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의료진 전원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감염관리 부실 등 의료진의 과실은 인정되나 이런 과실이 영아들의 사망에 직접 작용했다는 인과관계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상종 지정을 계기로 목동병원이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료계 관심이 모인다. 목동병원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지하 편의시설 공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 전담병상을 운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여성암, 방광암, 장기이식 등 중증질환 및 응급환자 진료 등 상급종합병원 역할에 맞는 의료인프라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