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졌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란시 겨울 대구 및 경북에서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사망했던 사례가 수도권 지역에서 다시 발생하는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금년 1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자택에서 병원 입원을 대기하다가 사망한 환자는 3명, 요양병원 등에서 격리병상 전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환자는 5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중환자 병상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6명은 모두 12월 들어 숨졌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5명은 모두 경기도 지역 확진자다. 연령대는 60대 1명, 70대 3명, 80대 이상 1명 등 모두 고령자였다. 나머지 1명은 자택에서 입원 대기 중 사망했다.
코호트 격리 중이던 경기도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환자 3명이 병상을 기다리던 중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 요양병원은 지난 11일 집단감염이 확인된 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숨진 이들은 70~80대 남성으로,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고, 거동이 불편해 병상에서 누워지내던 환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일 먼저 사망한 70대 환자 A씨는 확진 판정 이틀 후인 13일 사망했다. 이어 14일 다른 70대 환자 B씨, 16일에는 80대 환자 C씨가 숨졌다. C씨는 계속 병상 배정을 요청했지만 자리가 나지 않아 제대로 된 코로나19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에서도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환자가 사흘 동안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확보가 어려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들이 발생한 요양병원의 경우 이미 건강이 안 좋은 환자들만 모여있는 곳이다. 사망자들은 긴급 병상 배정을 요청했지만 중증환자가 갈 병상이 없어 기다리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환자 병상 확보에 대한 긴급성·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상급종합병원 등 민간의료시설 활용, 공공병원 전담병원 지정, 이동형 전용시설 확보 등을 들었다.
최근 서울·경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례는 지난 2월 대구·경북 상황과 비슷하다.
지난 2월 22일에는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했던 일반환자 D씨의 경우 상태가 위중했지만 대구·경북 지역 병원 7곳 모두 중환자 병상이 없어 연달아 입원을 거절 당해 사망했다.
2월 28일 숨진 E씨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음압병상 부족 문제로 자가격리 하던 중 호흡곤란 증세가 심각해져 사망했다. 이 여성 역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당장 투입이 가능하고, 숙련된 의료인력이 근무하는 민간 상급종합병원 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며 “상급종합병원 신뢰와 비용 보조를 명시하고, 동원 가능한 민간의료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정부 보상 및 통제에 대해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 정부는 민간병원을 통제 대상으로 여길 게 아니라, 신뢰와 협력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신뢰와 협력은 재정적 지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