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사퇴했다. 후보자 지명 43일 만이다.

자녀 의과대학 편입 및 병역 특혜 의혹에 따른 사퇴 압박에도 굳건하게 버텨왔지만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후보자는 23일 ‘사퇴의 변’을 통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복지부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을 향한 여러 의혹 제기와 관련해 “법적으로나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는 부족했다”며 송구함을 전했다.

그는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관계자들도 어떤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해줬다”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 제시를 통해 이런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그러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사퇴 입장을 전했다.

그는 다시 지역사회 의료전문가로 복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호영 후보자는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정 후보자의 낙마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국회가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가능성이 높게 점처졌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동의하며 성의를 보인 만큼 정부와 여당이 정호영 후보자의 입각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냐는 예상에 힘이 실렸다.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도 정호영 후보자는 결국 ‘버리는 카드'일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왔던 만큼 자의든, 타의든 용단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도 그간 윤 대통령의 지명 철회보다는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무게를 두고 전방위로 사퇴 압박을 벌였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정 후보자가 사퇴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1기 내각의 장관 후보자 18명 중 총 2명이 낙마했다.

대통령실은 정 후보자의 후임을 물색해 검증 단계에 들어간 상태로 알려졌다. 

보건의료 전문가이면서 병원 행정 경험이 풍부한 윤도흠 차의과대 의무부총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인요한 前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대진 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