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시간을 최대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시행령이 시행됐지만 실태 파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보건복지부가 전국 병원들로부터 제출받은 수련규칙을 공표할 예정이지만 이는 시행령 이후 개정된 규칙에 한정될 뿐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앞서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에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른 전체 수련병원의 수련규칙 취합을 요청한 바 있다.
수련규칙에는 각 수련병원이 명시한 최대 수련시간 등이 포함되지만 실제 근무시간 변화와 같은 실태조사 등은 요구되지 않는다.
이와는 별개로 전공의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와 병원경영연구원이 공개한 전공의들 수련시간은 수행 주체마다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전공의들은 시행령 이후에도 수련시간이 변하지 않았다고 토로한 반면 최근 병원경영연구원이 공개한 설문조사 등에 따르면 시행령 이후 변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공개한 월간 병원동향 1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설문조사 결과 인턴 및 레진던트 1년차의 경우에만 80시간을 조금 초과하는 수련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균 연구실장은 "연차별 근무시간은 인턴 82.3시간, 레지던트 1년차 83.2시간, 레지던트 2년차부터 76.9시간 등으로 확인돼 제도 시행에 따른 근무시간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전공의 16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에도 근무시간에는 변화가 없다"고 한 응답자가 80% 가까이 됐고 8.9%는 "오히려 늘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당직근무표에는 빠졌지만 실제 근무를 하는 등 "수련현황표가 실제 근무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4%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련병원들이 제출한 수련규칙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전공의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물론 시행령 이후 수련시간 변화 등의 내용이 확인돼야 하지만 수련시간을 어떻게 계측하고 누가 주체가 돼 평가할 것인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 주체의 경우 의정합의에 따르면 수련환경 평가는 독립된 수련평가기구를 설립해서 수행토록 하고 있지만 현재 이는 병협의 반대로 논의조차 안되고 있는 상태다.
복지부 측은 “의협과 병협, 대전협 등이 주축이 된 전공의수련환경협의체가 독립된 수련환경평가기구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 오면 이를 수용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