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과 전공의 급감이 촉발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역시 필요성을 공감하며 시범사업에 대한 의지까지 피력했다.
하지만 의사인력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문제와 자칫 내과계열 및 외과계열 간 미묘한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어 순탄하게 제도 도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0일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이 주최한 대외정책포럼에서 복지부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제도 도입에 대한 총론에 공감한다"며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해 시범사업은 물론 수가 마련과 관련된 복안을 피력했다.
연구용역 진행→시범사업→수가 마련
임 과장은 “실제 야간 및 휴일에 전공의만 당직을 서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궁극적으로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자는 데는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이에 그 간 논의를 토대로 연구용역을 실시한 후 시범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시범사업 후 모형이 적합한지 검토하고 곧바로 수가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내과계와 외과계 시각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과계 중심으로 호스피탈리스트 모형에 대한 구체화 작업이 이뤄진다면 복지부 역시 다각도로 고민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임 과장은 “외과계에서는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과 관련된 진료과들과 함께 모여 쟁점이 되는 부분들은 정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임 과장은 “전공의 주 88시간 근무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키고자 했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추가 인력에 대한 추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병원들이 현황 파악에 있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정책 설계를 하면서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이란 인식을 했으며 비용적인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이다.
임 과장은 “때문에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호스피탈리스트 논의는 수련 환경 개선에서 출발했지만 이는 전공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의료 전체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관련 전문의 2명을 채용한 분당서울대병원이 6월 중순부터 제도를 실시, 그 추이가 관심이 모아진다.
내과 장학철 과장은 “현실적인 문제점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이 호스피탈리스트로 채용했을 때 5년 가량이 지난 시점부터 이 사람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라고 내다봤다.
장 과장은 또한 "전공의와 관계 정립 등이 염려스럽다”면서 “또한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로선 교수들이 당직에 참여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외과 "PA 문제도 심각한데" 불만 피력
하지만 내과 뿐만 아니라 여러 진료과에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고 과 간 ‘교통정리’ 역시 조만간 논쟁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장진영 교수는 “외과도 진작부터 전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음에도 내과에만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의 필요성만 부각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 교수는 “외과 인력이 부족한 현상은 15년 전부터였다. 하지만 내과가 힘(?)이 막강해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수 년 간 내과 전공의 부족 현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언급했다.
장 교수는 “분당병원을 포함해 올해 외과 전공의 3명을 뽑았는데 그나마 1명도 그만뒀다”면서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공고도 냈지만 당직은 당직대로 서는데 월급은 진료교수 수준으로 준다고 하니 꺼려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장 교수는 “이제 외과에서는 PA가 없으면 수술이 제도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라면서 “무자격증이 진료 현장에 투입돼 불법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물밑에서 이뤄질 뿐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이 현 주소”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