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전공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정원 감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회들이 적극 대처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 각 학회 집행부는 정부의 전공의 감축 정책에 깊게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먼저 대한심장학회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불거지고 있는 내과 위기론을 언급,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오병희 이사장(서울대병원장)은 “장래 진로를 정할 때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데 그중 가장 큰 요소가 성취감이 아닐까 한다”면서 “의료보험 관련 제도에 따라 이런 것들이 좌우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심장내과는 일이 많고 응급상황이 많은 과”라며 “학회가 정책연구소와 같이 논의, 전공의 수련환경도 지키면서 환자진료나 심장학 연구를 좀 더 업그레이드할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내과학회 역시 교육과정과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전공의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개편, 내과에서 수련을 마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학회는 대한임상초음파학회와 함께 초음파 교육과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추계학술대회에서 관련 세션을 대폭 늘렸다. 아울러 교육과정에서 초음파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공의들이 부담을 느꼈던 논문규정도 완화 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새 집행부는 최근 5년 동안 약 200여명이 감원된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확인된 수련병원에 전공의를 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택 신임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은 “학회 수련교육위원회가 실사에 나서 전공의와 면담을 갖거나 수련병원의 교육환경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기준과 원칙을 지키지 못한 수련병원은 아예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에 따라 현재 115명에서 89명까지 줄어드는 신경외과 역시 학회 차원의 대책 마련에 전력 중이다.
임영진 이사장(경희의료원장)은 최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의료기관의 신경외과 전공의 총 수요는 약 125명으로 예측된다”며 “결국 30명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추후 뇌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 충원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펠로우, 스탭 등을 더욱 충원하고 호스피탈리스트제도 활성화를 통해 전공의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계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정부가 인센티브 지원 강화 등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