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2016년 레지던트 모집이 일제히 마감된 가운데 인력 수급에 ‘적신호’가 들어와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던 내과에 그나마 온기가 돌았다.
‘내외산소’, 이른 바 필수 진료과로 불리우던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십 수년 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왔던 내과마저 직격탄을 맞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올해는 대규모 미달 사태가 재현되지는 않아 한숨을 돌렸던 내과. 내과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내과학회 교육수련이사 정훈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하고 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에 적정수가 산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훈용 교수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지난해와 달리 정원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면서 “다만 완전히 바닥을 치닫는 상황까지 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정 교수는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팀이 현재 시범사업 중간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간평가 항목을 토대로 환자는 물론 의사 만족도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중간평가 이후 또 다른 평가를 거쳐 내년 2월경 대략적인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본다. 이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예산 집행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복지부도 호스피탈리스트 사업의 당위성은 인정하고 이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정원감축 정책이 동시 적용되면서 절반 가량의 진료공백이 발생했다”며 “수련을 마친 내과 전문의가 대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전문의를 투입함으로써 환자는 양질의 진료와 안전을 보장받게 되고 수련병원은 환자 만족도 증가 및 불필요한 입원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전공의들은 수련에 집중함과 동시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PA 활용 방안도 논의됐지만 근본적 개선방안 아니다"
다만, 예민한 사안도 얽혀 있기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교수는 “애시당초 PA 활용에 대한 논의도 수면 아래에서 진행됐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정 교수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PA가 일선 진료 현장에서 처방을 내리는 일이 공공연히 이뤄진다고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만약 이것이 제도 권 내 진입된다면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정 교수는 “반쪽짜리 의료로 갈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때문에 이번 시범사업 평가와 결과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전공의 교육을 다양화하려면 현재의 분과제를 병동제로 바꾸고, 4년제에서 3년제로 수련기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정 교수는 “전공의는 피교육자라는 본질에 충실하되 입원환자 진료는 호스피탈리스트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외래 및 의뢰된 입원환자 진료 및 내시경, 심장검사와 같은 전문시술은 분과 전문의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범사업이 정부 주도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골자다.
정 교수는 “정부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 더욱 현 시점부터 제도화 방안에 대해 명확한 의지와 정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