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주요 선진국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선(先)구매 계약을 활발히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통해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만 되풀이하다 12일 적극적으로 백신 협상에 나서겠다는 복지부 입장이 있었고 첫 백신도입자문위원회가 열렸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 6억회분((5억회분은 추가 구입 선택권, 5000만명분)을 19억5000만달러(약 2조2400억원)에 선구매하는 등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주요 제약사들과 빠짐없이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영국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 화이자를 통해 약 1.9억회분을 우선 구매했다.
일본도 화이자·모더나와 계약했고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는 원액을 받아 자체 생산키로 했다.
지난 9월 국제 비영리단체 옥스팜은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일본, 호주 등 선진국들이 이미 27억회분의 백신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존슨앤드존슨 등 4사와 코로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고,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도 선구매 대열에 합류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적은 호주, 뉴질랜드도 백신을 선구매해 놓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 코로나 백신을 자체 개발하는 나라를 제외하면 주요국은 대부분 선구매를 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개발이 빠를 것으로 예측되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이 연내 시판되더라도 내년까지 공급 가능한 13억 5000만회분 중 90%인 12억 회분 이상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 선구매해놓은 상황이라 국내에서 내년 봄에 화이자 백신을 맞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이달 12일 저녁 첫 백신도입위원회 회의 개최
정부는 화이자는 물론 어떤 제약사와도 코로나 백신 선구매 계약을 맺지 않아 우리 국민이 빠른 시간내 화이자 백신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코백스(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를 통해 1000만명분, 개별 제약기업들을 통해 2000만명분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백스 계약으로 850억원을 선납부했지만 참여 제약사 등조차 아직은 확실하지 않아 언제 백신을 수령, 접종이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의 백신 임상 중간발표가 있고 연말 전세계로 백신 공급이 가시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입장을 급선회한 모습이다.
12일 정부는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양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설령 선입금을 포기하더라도 되도록 많은 양을 확보하고 구매할 것"이라며 "우선 연내 전체 인구의 6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 모르는 데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는 태도에서 하루도 안 되는 사이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
선구매를 통해 확보한 백신 일부가 설령 잘못돼 소위 선입금을 날리더라도 선구매 경로를 다양화해서 필요한백신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저녁 정부는 백신도입자문위원회를 처음 열었다.
13일 보건복지부는 해당 위원회 내용 공개 요구에 대해 ”비공개로 진행이 됐고 첫 모임이었고 협상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졌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영업비밀 때문에 완전한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