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고유목적사업준비금→세제 혜택 '종료' 예고
비과세로 올 12월31일 일몰제 만료 도래…불만 커지는 병원계 '연장' 모색
2022.05.26 06:07 댓글쓰기

병원계의 ‘공식적 비자금’으로 통하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병원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몰제 만료기간이 12월 31일까지로, 아직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기한 연장을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여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3년 주기 일몰제로 운영돼 온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세제 혜택은 그동안 수 차례 연장을 거듭했던 만큼 이번에도 연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비영리법인이 향후 목적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재원을 미리 손금으로 계상해 과세대상이 되는 수익사업 소득을 감소시켜 주는 제도다.


즉, 의료법인 등이 의료장비 구매, 시설 개‧보수 등 병원 운영을 위해 잉여금을 쌓아둘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일종의 혜택이다.


의료시설 확충과 연구투자 활성화, 의료서비스 질 향상, 지역별 의료불균형 개선, 양질의 일자리 유지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에 대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특례는 지난 2019년 일몰기한이 연장됐고, 오는 12월 31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특례를 오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위한 건의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일몰연장 작업에 들어갔다.


아울러 현재 의료법인에만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특례범위를 다른 법인들과 동일하게 확대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 국립대병원 등은 수익사업소득의 100%를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이 가능하지만 의료법인은 50%로 제한하고 있다.


병원협회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특례 규정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시킴과 동시에 의료법인에게만 엄격한 특례범위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세제 특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면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적립률 축소 등 대책 마련을 예고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주요 대학병원들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이용한 세금 줄이기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주요 대학병원들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는 한푼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일침했다.


이어 “과세 대상에서 제외 가능한 회계상 편법인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정부가 용인, 사실상 대학병원들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대형병원 고유목적사업준비금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회계제도 개선을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적립률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다만 기재부 등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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