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사진]은 2일 2020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글로벌 AMC(Asan Medical Center)’라는 키워드를 제시,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이상도 병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미국의 유력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글로벌 100대 병원을 선정했고 서울아산병원은 대한민국 1위였다”며 “국내 최고라는 것은 우리에게 그리 특별한 뉴스가 아니지만, 세계 10대 병원들과 가까이 있다는 매우 고무적인 조사 결과로, 미래 30년을 시작하며 우리는 ‘Global Top 10’이라는 새로운 목표 앞에 섰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세계적 병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은 조사기관이나 매스컴에서 내놓은 데이터로만 드러난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미국과 중동, 유럽과 남미의 병원에서 온 중증 환자들은 모두 그들의 주치의가 서울아산병원 행을 권했다”고 소개하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이상도 원장 “Global Top 10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우리 의료진들은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일본 도쿄대학병원, 싱가포르 종합병원 같은 선두 그룹에 있는 병원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짚었다.
이 병원장은 특히 해외 의료기관들은 "‘명확한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표준치료지침(Clinical pathway)를 구축, 어떤 의사라도 동일 질환에 같은 치료 프로토콜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처럼 진료 표준화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선후배 의료진이 구분 없이 동등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협동으로 빚어진 근거 중심 의술이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는 의견 차이가 발생하면 즉시 임상연구로 답을 찾는다”며 “연구와 진료가 밀접하게 이어지면서 만들어진 시너지는 효율적인 혁신을 리드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2020년 신년 과제로는 ▲중증환자 치료 중심의 병원 역량을 극대화 ▲양적 성장 정체에 대비한 전략 구축 ▲장기적인 미래 사업 발굴을 제시했다.
이 병원장은 “‘4차병원’으로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단기적 과제에 치우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병원의 차별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장기적 전략으로는 노령화 시대에 대비한 심뇌혈관 분야 육성 및 감염질환을 별도 치료할 공간을 확보해 환자 안전과 효율 경영의 인프라 구축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의료기술융합을 비롯해 정밀의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경쟁력 함양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도 병원장은 그간 서울아산병원 일궈낸 성과도 소개했다.
이 병원장은 “지난 1999년 이승규 의료원장이 개발한 생체간이식 수술법(변형우엽절제술)이 현재 세계 모든 간이식센터에서 사용하는 술기가 됐다”며 “전 세계 생체간이식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24년째 이어온 관상동맥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에 대해 “매년 1800명의 석학이 방문하는 글로벌 네트워킹의 장으로 학술대회에 참여한 인원만 7만 명이 넘으며, 세계 최고 의학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5번이나 연구 결과를 게재한 업적은 미국과 유럽을 통틀어서도 흔치 않다”고 자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한 병원정보시스템 AMIS 3.0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은 하루 1만2000명의 외래 환자와 2600명이 넘는 입원 환자가 있는 임상연구의 보고”라며 “임상 현장 가까이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이자 도구로써 AMIS 3.0이 더 잘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는 풍부한 임상 데이터가 있고, 지난해에는 차세대를 준비하는 의료정보체계를 갖췄다”면서 “Global Top 10은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변화의 대세를 따르기보다는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