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응급수술, 그 중에서도 야간에 이뤄지는 수술 80%는 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장항문외과 응급수술 환자 10명 중 4명은 생사 기로에 선 중환자이다보니 이들 의사들은 과히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 중이라는 평가다.
다만 극적인 소생 가치를 실현하는 대신 삶의 질은 포기해야 하는 탓에 점점 이 분야를 선택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이번 의료대란 사태를 계기로 그 심각성이 더해져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난해 전국 18개 병원에서 전신마취 하에 시행된 응급수술 환자 3만36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필수의료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지난해 우리나라 진료과목별 응급수술 비율을 살펴보면 외과가 35%로 절대적이었다. 이어 정형외과(17%), 신경외과(13%), 산부인과(13%), 흉부외과(7%)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외과수술 중에서도 자정 이후 이뤄지는 야간 응급수술 비율은 대장항문외과가 압도적인 비율로 집계됐다.
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이뤄진 야간 응급수술 분석결과 대장항문외과 담당 비율이 81%로, 절대적이었고, 간담췌외과(13%)와 위장관외과(6%)가 뒤를 이었다.
복강 내 장기의 염증, 천공, 폐색, 경색, 파열에 의해 복통을 수반하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복증’의 부위별 응급수술 비율에서도 대장항문외과 존재감은 도드라졌다.
외과적 응급 상황으로 간주되는 ‘급성복증’은 방치하거나 수술이 늦어질 경우 생명에 치명적인 만큼 긴급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급성복증’ 부위별 응급수술 비율을 살펴보면 대장항문외과가 75%로 압도적이었고, 간담췌외과 19%, 위장관외과 7%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장항문외과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4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중환자였다.
이 처럼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응급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사수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의료진 감소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9월 5일 ‘필수의료 최전선, 대장항문외과 방어전략’ 정책 심포지엄 개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외과’는 대표적인 기피과가 된지 오래고, 야간수술이 잦은 대장항문 분야는 거부감의 정도가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실제 대한외과학회가 발급하는 분과 전문의 중 대장항문 전공자는 한 자리수로 떨어졌다. 지원자가 전무한 소아외과 보다 낫다고 위안하기에는 야간 응급수술 현장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대장항문외과는 2024 골드리본 캠페인 주제를 ‘대장항문외과 방어전략’으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오는 9월 5일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소멸 위기에 처한 대장항문외과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회 한 임원은 “필수의료에서 대장항문외과 역할과 비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현재 직면한 문제점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모색코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