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우리나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OECD 평균 대비 크게 부족하다는 보건당국의 분석이 다시 나왔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수 부족 통계는 진실 아닌 정치적 주장일 뿐”이라며 “오히려 의사 공급 과잉”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2021 경제협력기구 보건통계(OECD Health Statistics)’를 근거로 한 주요 지표별 우리나라 및 각국의 보건통계 분석결과를 내놨다.
국내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 당 2.5명으로 OECD 국가 중 3번째로 적었다. OECD 평균은 3.6명이었다.
임상의사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로, 인구 1000명 당 5.3명이었다. 5년 전 대비 의사수 증가폭은 스페인(0.6명), 뉴질랜드(0.5명), 노르웨이(0.5명) 순이었다.
의학계열 졸업자는 인구 10만명 당 7.4명으로, OECD 평균(13.5명) 보다 적었다. 정부의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근거가 될 자료다.
OECD 중 의학계열 졸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아일랜드로, 무려 24.8명이었다. 다만 아일랜드 의대 졸업자 상당수는 다른 나라로 이민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 상으로는 늘 국내 의사수는 부족하지만 의료계의 주장은 정반대다. 의사수는 결코 부족하지 않고 면적 대비 의사 밀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 인구 1000명 당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3.0%로 OECD 회원국 평균 2.5%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5년 간 연평균 인구증가율이 0.49%임을 감안할 때 2028년이면 OECD 평균치를 추월한다는 보고도 있다”며 정부의 의사수 부족 통계를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OECD 국가의 국토면적 대비 의사밀도에서 우리나라는 10㎢ 당 12.1명으로 네덜란드(14.8명)와 이스라엘(13.2명) 다음으로 3번째로 높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결국 인구감소와 활동의사 증가율을 고려하지 않는 인력추계는 의사 공급과잉 등의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간호인력 상황도 담겼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OECD 평균 보다 간호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간호사는 인구 1000명 당 7.9명으로 OECD 평균(9.4명) 보다 적었다. 간호인력이 가장 많은 나라는 노르웨이(18.0명), 가장 적은 국가는 멕시코(2.9명)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평균 보다 간호사 수가 적었지만 2014년 5.6명에서 2019년 7.9명으로 2.3명이 증가하면서 OECD 평균(0.5명)을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변화는 간호대학 졸업자수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내 간호대학 졸업자는 인구 10만명 당 40.5명으로 OECD 평균(31.9명)보다 많았다.
간호대학 졸업자는 2014년 인구 10만명 당 31.9명에서 2019년 40.5명으로 8.6명 늘었다. OECD 평균이 1.1명 증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파른 증가세다.
우리나라 간호사 1인 당 연봉은 4만달러(한화 4680만원)으로, OECD 평균 4만5000달러(한화 5260만원) 보다 적었다.
간호사 연봉이 가장 높은 나라는 룩셈브르크 10만달러(한화 1억1700만원), 가장 적은 국가는 슬로바키아 2만2800달러(한화 2660만원)이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의 각종 보건의료 분야 통계를 수집해 매년 ‘OECD Health Statistics’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OECD 가입 이후 매년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관련 자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암센터, 질병관리청 등의 협조로 생산된다.
‘2021 OECD Health Statistics’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통계는 2019년을 기준 시점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