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교수 당선과 19대 총선 그리고 의료계
당초 예상 깨고 새누리당 과반 확보, 복지확대·건보 보장성 강화 등 난제
2012.04.11 20:00 댓글쓰기

[초점]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여대야소 정국이 유지됐다. 당초 열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손잡은 야권연대에 승리했다. 의료계는 여권 승리로 끝난 19대 총선 이후의 여의도발 보건의료 정책 풍향계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8개월 후에 대선이 치러지고 보건복지 정책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는 안보나 경제 분야와 달리 여야가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다. 여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큰 틀에 공감하고 있다. 더욱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의료비를 억제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보인다. 시장주의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부는 수년간 포괄수가제 등 지불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의료비 억제를 위해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의료공급자 단체와 갈등을 겪었다. 반면 거대 여당의 지원 속에서도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 의료산업화 정책은 진전이 없었다. 소수 야당이 지난 4년 간 보건복지 의제를 독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정국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고, 야권 주도의 보건의료 개혁 프로그램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회가 구성돼도 의료계는 여전히 개혁 대상이다.


◆서울의대 김용익 교수 국회 입성 = 의료계가 이번 총선을 관심있게 지켜본 이유 중 하나는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의 당선 여부였다.


김용익 교수는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보건복지 전문가다. 그런 위상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6번을 받았다. 참여정부에서 사회정책수석을 역임하고 현재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야권이 추진하는 무상의료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외각에서 무상의료정책포럼을 발족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교수는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보건복지 의제화 전면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민주당에서 보건 분야를 총괄하는 한 인사는 "김용익 교수는 우리당 무상의료 정책에 관여하고 있고, 국회 입성 이후 초기에는 그 역할이 명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는 민주당이 제시한 주요 정책"이라며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정책 제안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장성 강화는 현재 진행형 = 여야 모두 이번 총선에서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 보장성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필수의료행위와 중증질환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의료안전망 기금 설치도 제안했다.

 

민주당은 비보험 전면 급여화를 비롯해 입원진료비 보장성 90%까지 확대, 본인부담 상한액 100만원으로 인하 등을 제시했다. 간병을 건강보험에서 해결하고 건강보험료 면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통합진보당은 모든 진료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며 의료급여 차상위그룹을 확대하는 내용을 공약으로 했다. 간병서비스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등 보장성 강화 내용을 망라했다. 재원 마련에서 여야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뼈대는 같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료공급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장성 강화를 위해선 건강보험 재원을 늘려야 하는데 건보료 인상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건보료 인상이라는 정치적 결단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는 의료공급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불제도 개편이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지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공급자-19대 국회, 어떤 관계 형성할까 = 의료계가 새로 구성될 19대 국회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주요 대상이다. 현 경만호 집행부는 초기에 한나라당에 주력하다 중반 이후에는 민주당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관리서비스와 원격의료 정책을 저지하는 데 민주당 도움이 절실했다. 실제 민주당은 의협의 요구를 대거 반영해줬다.

 

보수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노환규 의협 당선자는 지금까지는 보수 성향을 명확히하고 있다. 그는 전의총 대표로 활동하면서 보수당인 자유선진당과 정책 협정을 맺었다.

 

문정림 비례대표 당선자가 자유선진당에 입당한 것도 무관치 않다. 그는 최근까지 문정림 당선자와 새누리당 박인숙 당선자, 본인이 19대 국회에서 협조할 것을 꿈꾼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기자들과 만난 사석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의협의 확실한 보수화에 내심 불쾌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 주요 관계자는 "현 의협도 우리당을 외면했지만 결국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의협의 정치적 성향은 자유지만 이처럼 노골적인 경우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섭섭함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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