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15세 이상 남성이 3명 중 1명 이상 감염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성들을 상대로 한 감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WHO는 최근 성명을 통해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남성 HPV 감염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랜싯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 이상이 HPV에 감염돼 있으며 100가지가 넘는 HPV 가운데 고위험 또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HPV에 감염된 남성은 5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감염 빈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HPV 예방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이 보건 정책의 걸림돌이 된다고 WHO는 지적했다. HPV 일부는 성접촉으로 감염되고 발현 시 성병을 유발한다. 감염돼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일부 바이러스는 감염 시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 여성 자궁경부암 가운데 70%는 HPV의 종류인 HPV 16과 HPV 18에 의해 유발된다. 남성 역시 HPV로 생식기나 그 주변에 암을 얻거나 목·편도선 등에 생기는 구인두암에 걸리는 경우가 나온다.
HPV 감염을 막아주는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여성들에게 보급률이 높다. 우리나라도 여성 청소년 대상 무료 접종 등 정책적으로 백신 보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반면 남성의 백신 접종률이 전 세계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WHO는 보고 있다.
WHO는 "전 세계에서 매년 34만명 이상의 여성이 HPV와 관련된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며 남성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HPV로 인한 암 발병 사례가 6만9400여 건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각국은 HPV 감염을 막고 관련 질병의 발병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남성을 동참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rayerah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