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는다.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와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는 9일 오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이들은 조사에 앞서 "전공의 집단 사직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식 대표는 "제가 요즘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경찰 조사를 받고 언론에 제 신상이 노출돼 채용에 불이익이 갈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초헌법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탈했으며, 법적인 겁박을 자행하고 있다"며 "정부의 부당한 폭압에 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성존 대표는 "지난날 병원에서 밤낮으로 일하던 대한민국 청년일 뿐"이라며 "미래세대를 짓밟는 일방적 개혁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주 내 전공의 대표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월부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전공의들 집단사직을 지시 또는 지지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이다.
지난 달부터는 전공의 대표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도 지난 5일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는 모든 것을 전공의 탓으로 돌리고 이제는 전공의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며 "전공의에 대한 탄압과 협박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힐난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이미 사직처리가 완료된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