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간 지속된 경영난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요양병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병원들의 읍소를 넘어 정치권과 제도권에서도 작금의 위기에 공감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요양병원들의 생존에 대한 고민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남충희)는 26일 ‘존폐 위기 요양병원, 지속 가능한 노인의료 방안 모색’을 주제로 2024년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행사는 상질의 노인의료 제공을 위한 논의의 장이 아닌 요양병원 생존에 대한 고민과 절박함이 가득했다.
남충희 회장은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현실을 외면하고 요양병원 역할을 간과하고 있어 의료현장의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일당정액제는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할수록 경영을 옥죄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회장 역시 “요양병원들은 고령화 시대 노인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의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운영상의 어려움과 제도적 한계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요양병원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정책적 개선 또한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요양병원 위기 상황에 공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현행 일당정액수가로는 요양인력의 최저 시급 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많은 요양병원들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요양병원들이 노인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안상훈 의원은 “요양병원들은 많은 상질의 노인의료 제공을 위해 인력과 다양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 노력에 대한 보전이 이뤄지지 않아 힘겨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병실료, 야간 간호료 등 요양병원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부분을 바로잡고 전반적인 수가 개선을 위해 정치권에서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요양병원에 대한 충분한 자원 및 인력 등의 근무환경 개선책과 지원책이 미비하다 보니 존폐 위기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노인의료와 돌봄 서비스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전진숙 의원은 “노인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22년 요양병원 폐업률은 6.5%로, 전체 의료기관 종별 중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폭 대비 인상률이 현저히 낮은 일당정액수가부터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요양병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