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물론 마음까지 회복해야 진정한 암 치료"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 "환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힘 얻을 수 았도록 최선"
2022.10.21 05:30 댓글쓰기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가 국내 최초로 암환자 교육 전문기관으로 첫 발을 내디딘 지 벌써 15년이 됐다.


암교육센터 설립 초기만 해도 주위에서는 환영보다는 우려감이 더 컸다. 돈도 안 되는 일인 만큼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이들이 많았던 탓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 주요 의료기관들이 암 치료에 집중할 때여서 암 교육은 그야말로 생소한 분야였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은 이 같은 걱정 속에서도 2008년 이래 15년째 암교육센터를 발전을 이끌고 있다.


조 센터장은 "의료 기술 발전으로 대부분의 암 생존율이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여전히 충격과 당황스러움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좋은 암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걱정스런 마음까지 잡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교육센터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환자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지 15년이 지났으며,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한국 현실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심혈, 영화도 제작 호평


특히 외국의 경우 한국보다 먼저 암과 관련한 교육이 태동했지만, 한국은 외국과 사회·문화적으로도 차이가 커 한국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


실제 지난 15년 동안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나 암 치료를 받는 환자, 암 치료 이후 일상으로 복귀를 계획하는 환자 등을 위한 맞춤형 교육자료 제작 등을 제작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는 암환자의 효과적인 치료와 건강한 생활을 돕고자 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 증상 관리 교육, 심리 지지 교육 등  86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또 암종별, 암 치료 및 증상 관리 등 교육자료 152종도 만들어 무료로 보급 중이다.


환자들이 평소 궁금해 했던 내용을 모아 교육용 도서 시리즈인 ‘희망의 앎’ 책자 발간도 그 일환이다. 암교육센터가 제공 중인 암 정보와 증상 관리 책자들을 집대성해서 ‘암치유생활백과’로 정식 출판하기도 했다. 


특히 2013년에는 유방암 환자들의 수기를 바탕으로 그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 '스마일 어게인'을 직접 제작,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당초 이 영화는 3~7분짜리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주위 도움으로 1시간짜리 영화가 됐다. 작품성까지 있어 영화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작년 5700여명 교육 이수…교육 책자 이용 3만건


이 같은 노력에 부흥하듯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이러한 암교육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환자와 가족 5700여명이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으며, 환자와 보호자들이 암종별 교육책자를 이용한 건수 또한 올해만 벌써 3만여건을 넘어설 만큼 인기다.


조 센터장은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치료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직장을 그만두는 등 일상을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암 치료의 목적 중 하나는 치료 후 일상 복귀까지 염두에 두고 환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도 다수다. 여성암 환자를 위한 외모관리 프로그램, 암환자 직장복귀 프로그램 개발 등도 이 같은 목표를 실현을 위해 마련됐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모든 환자 교육자료 개발과 프로그램 운영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다. 이를 위해 환자사례를 살피고, 임상시험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해 왔다. 이 과정에서 쓴 논문만 150편이 넘는다.


과학적으로 프로그램 효과가 입증된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암병에서도 암환자 교육과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메타버스 활용해서 환자들에 효과적 교육 제공 방안 고심


암교육센터는 환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온라인 등도 적극 활용 중이다.


오프라인 교육과 함께 화상교육이나 유튜브, 카카오톡채널, QR 스캔, 오디오북 등 활용할 수 있는 매체는 전부 활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아이라니하게도 코로나 덕분에 디지털화가 더 생활화돼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행보가 최초이자 새길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맡은 만큼 앞으로도 그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포괄적 암치료란 암병원 설립 취지에 맞춰 암교육센터는 언제나 환자들 곁을 지켜왔다”면서 “앞으로도 암환자들이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환자들의 바람을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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