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비인후과학 기초를 다지고, 청각학 탄생을 주도하며 의료 발전을 견인한 노관택[사진] 전 서울대병원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다.
1930년생인 고인은 1955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해 해군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1995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40년 동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 진료 및 사회봉사에 헌신했다.
재임 기간에는 의학협회 부회장, 시립병원 원장, 서울대병원장 등을 역임하고, 정년퇴임한 후에는 한림대학교 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의료 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고인은 이비인후과학 중에서도 이과학, 특히 청각학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국내 처음으로 청각학 강의를 시작한 후 대한청각학회 창립과 발기인 대표로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난청환자 전문적 진료를 위한 난청진료실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설해 지금의 병원 기구인 언어청각장애진료실로 발전시켰다.
고인은 청력장애에 대한 연구, 진료, 교육 등에 전념하면서 Lions Hearing Center를 설립하여 무의촌 진료와 청력개선 수술, 보청기 보급 등의 많은 봉사활동을 수행했으며, 이러한 업적으로 1988년 한국라이온스클럽 무궁화 사자대상을 수상했다.
또 1992년부터 2000년 까지는 WHO Expert Advisory Panel on Prevention of Deafness and Hearing Impairment를 맡아 활약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아세아오세아니아 이비인후과학회 이사를 거쳐 1991년 이사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일이비인후과 학회를 창립해 한국측 대표로 활동했다.
1985년에는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와 학술담당 부회장을 역임하며 전공의 교육과 전문의시험 제도 개선 및 발전에 기여했다. 1990년에는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을 거쳐, 1998년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맡아 우리나라 병원의 발전과 위상 정립에 공헌했다.
유족은 부인 최윤보 씨와 자녀 노동영 서울의대 명예교수(現강남 차병원장, 前서울대병원 암병원장·강남센터원장), 노윤정, 노경주, 노동주 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