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수술 중 대량 수혈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수혈 시작 10분 전 정확도 높은 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 연구팀이 수술 중 대량 수혈 필요성을 높은 정확도로 실시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실시간 수술 중 예측 모델은 수혈 필요성을 조기 파악, 고위험 환자에 대한 조기 개입이 가능해져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 중 대량 출혈은 합병증을 유발할뿐만 아니라 사망까지 초래할 이를 수 있어, 적시 수혈을 통해 출혈을 조절해야 한다.
적절한 대량 수혈 처리 및 관리를 위해서는 여러 의료진이 한 팀을 이루고 혈액 제제를 준비하는 등 시간이 소요된다.
긴박한 수술 상황에서 이 같은 시간 소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혈 시점을 조기에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간 이식, 심장 수술 등 고위험 수술 상황에서 대량 수혈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들이 다수 진행돼 왔지만 높은 예측 성능을 입증한 모델은 없었다.
그 이유는 기존 연구들은 수술 중 매개변수를 고려치 않고, 전적으로 수술 전(前) 요인만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 대량 수혈에 대한 수술 전 예측 모델을 1차로 마련했다. 이어 환자 산소포화도, 혈역학 모니터링 데이터 등 수술 중 매개변수를 통합한 ‘실시간 수술 중 대량 수혈 예측모델’을 최종 구축했다.
이들은 개발한 예측 모델 성능 평가를 위해 지난 2016~2019년 간 서울대병원과 2020~2021년간 보라매병원에서 수술 중 침습적 혈압 모니터링을 받은 총 1만8480명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 기존 모델과 새로 개발한 모델 간 대량수혈지표 성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에서 개발한 ‘실시간 수술 중 대량 수혈 예측모델’은 성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술 전 예측 모델을 훨씬 능가하는 정확도다.
이승미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개발된 모델은 예측 정확도가 높아 대량 수혈이 필요한 고위험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전향적 후속 연구를 통해 수술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임상의사 결정지원시스템(CDSS)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