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업무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줄 수 있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모바일 간호기록 플랫폼이 개발됐다.
간호사들이 환자 곁에서 간호업무를 수행하면서 음성으로 모든 내용을 전자간호기록(ENR)에 실시간으로 입력 및 저장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앞으로는 간호사들이 간호 업무 이후에 별도로 기록 잡업을 해야할 필요가 없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원장 최승혜)은 지난 23일 병원 대강당에서 ‘Vobile ENR UNPACKED 2023’ 행사를 개최하고 “세계 최초 인공지능 기반 간호기록 플랫폼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스마트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Vobile ENR은 음성(Voice)과 이동 편의성(Mobile), 전자간호기록(ENR) 합성어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간호사가 음성을 통해 업무 내용을 입력할 수 있는 간호음성기록 시스템이다.
은평성모병원과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즐에이아이, 평화이즈, 두유비 등이 공동 연구 및 개발을 수행했다.
앞서 은평성모병원은 간호사들이 기록 입력을 위해 소모하는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9년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남길 수 있는 ‘Voice ENR’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2021년에는 병동 간호환경에 맞춰 이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모바일 기반 Voice ENR을 세계 최초로 병동에 적용, 시범 운영했다.
하지만 이러한 초기 버전은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비교적 큰 기기를 사용해야 했기에 활용도가 떨어졌고, 단순히 음성을 받아 적는 수준으로 간호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소음과 음성 중첩으로 인한 음성 인식의 부정확성, 간호 내용을 음성으로 기록했어도 인증 및 저장은 스테이션의 PC에서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다.
‘신속‧편리’ 사용자 중심 기능 개선…올 상반기 서울성모병원도 적용 예정
병원이 이날 공개된 Vobile ENR은 이러한 단점을 대폭 개선, 사용자 중심의 실용적 기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우선,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가벼운 장비를 활용하는데 특정 프로그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언제든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또한 RFID 인증과 스마트폰 카메라 바코드스캔을 동시에 지원해 사원증 태그나 스캔만으로 빠르고 편리한 로그인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대화형 명령어를 사용해 ‘수혈하겠습니다’, ‘채혈하겠습니다’ 등 대화하는 형식으로 기록을 시작할 수 있어 환자에게 별도 안내 없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환자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돌발적인 상황에서 신속히 내용을 기록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인 간호메모 기능이 탑재됐다.
실제 은평성모병원에서 Vobile ENR을 활용한 병동은 수혈 시 환자 확인 및 수혈팩 확인, 근무자 교차 확인, 생체징후 입력 등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대비 절반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인증과 기록 입력으로 안전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병원은 지난 2월 7일부터 Vobile ENR을 전(全) 병동에 적용해 간호사 근무 환경의 혁신적 개선 및 환자 소통 확대와 안전 향상이라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성모병원도 도입, 적용할 예정이다.
최승혜 은평성모병원장은 “Vobile ENR은 단순한 음성인식 기술을 넘어 간호 근무환경 변화와 환자를 돌보는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더욱 안전하게 간호할 수 있는 은평성모병원의 Vobile ENR은 최고 진료와 스마트 의료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