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병 경구약 2차 보험급여…"기준 개선"
환우회, 설문조사 통해 '삶의 질 저하' 호소…"제도적 뒷받침 필요"
2023.04.18 12:10 댓글쓰기

파브리병 환우와 가족 10명 중 9명은 유전 질환과 평생 치료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심각한 증상 발생 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기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가 2차인 국내 보험급여 조건은 다른 나라보다 문턱이 높은 상황이다.


파브리병 환우회인 파브리코리아는 4월 파브리병 인식의 달을 맞아 ‘파브리병 치료 및 질환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파브리병 진단과 치료 현황,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고 파브리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환우와 가족 58명이 참여했다.


파브리병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환우들은 치료 어려움뿐만 아니라 유전 질환에 대한 죄책감이나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었다.


환우와 가족 중 95%는 ‘유전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평생 치료의 심리적 부담’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67%였으며, 28%가 ‘약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파브리병 치료로 인해 일상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는 ‘병원 방문 등 치료를 위한 시간 투자(61%)’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응답자는 ‘한달에 2번 병원에 방문(65%)’하고 있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문 주기로 ‘최소 1개월 간격(39%)’ 또는 ‘2개월 간격(36%)’을 꼽았다. 


치료에는 효소대체요법(ERT)과 경구용 치료제 복용이 있다. 주사 투여 방식인 효소대체요법을 위해 2주에 1번 병원에 방문해야 하며 경구용 치료제는 60일에 1번 병원을 방문해 처방 받아야 한다. 


파브리병 증상 발현 후 치료까지 ‘평균 약 15.5년’이 소요됐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만 20세 이전에 증상이 발현(58%)’됐으며, ‘만 40세 이후 치료를 시작(59%)’했다고 답했다. 


파브리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합병증 발생 감소(43%)’가 꼽혔다. 이어 ‘일상생활 유지(28%)’, ‘통증 감소(17%)’라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의 70%는 파브리병 외에 ‘동반 질환’을 갖고 있었다. 동반 질환으로는 심장질환(32%), 신장질환(20%), 안과질환(6%) 순으로 집계됐다. 


파브리병 환우들은 가장 선호하는 치료 방식으로 ‘경구제’를 꼽았다. 경구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8%가 주사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 중 17명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큰 이유로 ‘보험 급여 규정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41%)’이라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파브리병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대다수가 ‘심각한 증상 발생 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기준(81%)’을 꼽았다.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 보험 급여가 2차 치료제로 허용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2차 치료제 설정된 호주도 지난 7일 급여 기준이 확대되며 1차 치료제로 허용됐다.


파브리코리아 관계자는 “통증도 문제지만,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해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유전질환과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무엇보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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