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전문의 자격시험에 이어 레지던트 필기시험도 종이가 아닌 화면을 통해 치러질 전망이다. 레지던트 필기시험이 도입된지 수 십년 만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최근 레지던트 필기시험을 컴퓨터에 기반한 방식으로 변경키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레지던트 필기시험은 OMR 카드에 마킹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현재 의과대학이나 수련병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시험이 모두 태블릿이나 PC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지면시험 방식은 이미지 문항 사진 선명도 등 시험지 출제문제 질 유지에 적잖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의학시험 특성상 이미지를 포함한 문제가 많지만 인쇄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응시자들로부터 심심찮게 선명도 관련 불만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문제지 인쇄, 1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포장시간 등 시험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2023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부터 컴퓨터(태블릿PC) 기반 시험으로 변경키로 했다.
하반기 시험의 경우 응시자수가 160명 정도로 소규모인 만큼 시험방법 변경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문제점을 개선해 상반기 시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위원회는 시험방식 변경에 따른 운영비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수련병원과 응시자 부담을 감안해 당분간 응시료는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 기존 종이시험 방식에서 태블릿 PC 시험으로 변경할 경우 약 9200만원이 늘어날 것으로 위원회는 추계했다.
인쇄비와 운송비는 현행 2750만원에서 1억4470만원으로 약 1억730만원 정도 증가한다.
하지만 필기시험에 동원되는 인건비, 숙박비 등은 1억245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줄어들고, 출제시스템 운영비 990만원은 아낄 수 있다. 전체적인 비용은 증가되는 셈이지만 전반적인 시험 운영 효율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련평가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종이 시험 기반 전통적인 시험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PC 기반 컴퓨터 시험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국시나 전문의 포함 다양한 보건의료인력 시험에 컴퓨터 기반 필기시험이 보편화된 만큼 레지던트 필기시험도 시대 변화에 순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