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청주시청사 부지를 무단으로 점유해온 청주병원 퇴거 불응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범석 청주시장과 조임호 청주병원 이사장은 지난 5월 22일 오후 청주병원에서 내년 4월 말까지 이전을 완료하고, 청주시는 청주병원에 대한 강제집행을 취하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날 이범석 시장은 "청주병원이 자율 퇴거 시까지 현 위치에서 병원을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도 환자와 직원을 위해 사태를 매듭짓고 싶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했다.
시는 이에 따라 강제집행을 취하하고 지난달 4일 명도 집행한 주차장 부지 사용을 허가하고 봉쇄된 주 출입구도 개방하기로 했다.
청주병원은 토지와 건물을 명도이전한다는 확약서를 시에 제출했다. 청주병원은 시내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 공사 등 이전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주병원은 이날 "시청사 건립을 위한 시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이전을 결정했다"며 "시장도 저희가 처한 입장을 존중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청주병원 토지·건물 소유권은 강제수용 절차를 거쳐 2019년 8월 청주시로 넘어왔다.
그러나 청주병원은 새 시청사 건립 부지 확정 발표 후 보상 협의 과정에서 문제점을 거론하며 시의 행정적 지원을 요구해 왔다.
시는 청주병원이 전체 보상금 178억 중 172억원을 받고도 이전하지 않자 명도소송(토지 및 건물 인도 청구의 소)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를 받아냈다.
대법원 역시 시의 손을 들어줬다.
시는 또 명도소송 1심 판결을 토대로 지난해 9월 법원에 청주병원에 대한 강제집행(부동산 인도)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달 병원 종사자들의 거센 반발 속에 단계적 강제집행에 착수했다.
다만 이들의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새 청주시청사 건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는 청주병원이 내년 4월 말 자율 퇴거하면 곧바로 건물을 철거하고 2025년 신청사 건립 공사에 착수,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