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3세가 된 지구 최고 동안녀(童顔女)’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며 화제를 모은 게시글 제목이다. 주인공은 바로 1978년 국내 여성의사로서 최초로 의료법인을 설립한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가천대학교 총장)이다.
이길여 총장은 가천대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며 단순한 의사 출신 대학총장이 아닌 길 재단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반 대학총장 중 이길여 총장을 제외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길여 총장이 직접 등장하는 신입생 환영사는 매년 국내 대학을 통틀어 ‘역대급’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그를 모델로 제작된 이모티콘이 배포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예인이나 유명 캐릭터가 아닌 대학 총장을 기반으로 이모티콘이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길여 총장은 일제 강점기인 1932년 전북 군산 시골에서 태어나, 1945년 해방 후 이리여고에서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미국 뉴욕의 메리 이머큘리트 병원과 퀸스 종합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일본 니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부를 마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온 이길여 총장은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했고 1978년 국내 여의사로는 처음으로 의료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1998년 가천의과학대학교를 설립했으며, 경원대학교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4개 대학을 통합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3위 규모인 ‘가천대학교’를 출범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길여 총장은 의사로서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서울대 의대 동창회장, 의사협회 100주년 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가천의대 길병원, 가천문화재단, 가천미추홀봉사단, 경인일보에 이르기까지, 의료와 교육, 문화, 봉사, 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공익재단인 ‘가천길재단’을 이끌고 있다.
새학기가 되면 유튜브에는 각종 대학 총장의 신입생 환영사가 관례처럼 올라온다. 하지만 이길여 총장의 2023 환영사는 게재된 지 3개월 만에 조회수 10만회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조회수 채 1만을 넘기기 어려운 다른 대학들의 신입생 환영사와 비교하면 믿기 어려운 기록이다.
또한 지난해 말 가천길재단은 이미지 제고와 MZ세대와 소통 강화 등을 위해 이길여 총장을 모델로 이모티콘을 제작, 무료 배포했다.
연예인이나 유명 케릭터가 아닌 대학 총장이 이모티콘 모델이 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모티콘은 일상생활에서 활용빈도가 높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칭찬, 감사, 인사, 시험, 격려, 축하, 사람 등 총 16종으로 제작됐다.
선착순 2만5000명에게 무료로 배포된 이모티콘은 약 2시간 30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
해당 이모티콘을 사용한 경험자 2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이장석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업 CEO 인지도가 높은 조직에서 캐릭터 이모티콘이 충분히 매력적인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내부 구성원 뿐 아니라 지인들에게도 총장 캐릭터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소속감을 높이고 조직의 외부인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생들이 과잠을 입거나 직장인들이 사원증을 착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수장의 인지도가 높은 그룹에서 이러한 이모티콘 활용은 구성원 유희 및 자기표현 등 부분에서 이용 만족도를 높여 공동체 의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임수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