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아는 공학도 육성하고 지역 병원과 경쟁 없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지원 안돼도 허가만이라도" 호소···"지방의료 소생 구심점 역할"
2023.05.25 14:28 댓글쓰기

지자체와 지역 의료계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연구중심 의대 및 스마트병원 신설을 추진 중인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기존 의사과학자와는 달리 의학을 아는 공학도를 길러내고, 지역 내 병원과 경쟁하지 않고 지방의료를 소생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첨단 연구중심병원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특히 근래 의대 신설·정원 확대 문제로 중앙정부와 의료계, 지자체와 지역 의료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눈에 띄게 지역 내 이해당사자들이 손발이 맞는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포항시 김정재(북구)·김병욱(남구·울릉군) 의원이 주최하고 경상북도·포항시·포스텍이 주관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의대 설립 국회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의술 정체, 공학도 기여 저조 안타까움” 


이날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의대 및 병원 설립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정부의 정책 지원이 없어도 되니 개설 허가만이라도 해달라”는 입장까지 밝힐 정도다. 


김 총장 의대 설립 의지는 현재 의학기술 발전에 공학도들이 기여하지 못했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가족으로부터 이식수술을 받은 그는 “나는 의술 덕분에 불로초를 먹었는데 아직 수만명이 이식을 못 받는다”며 “인공심장을 왜 못 만들었을까. 공대생들은 무얼 했나”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세계 최고 진료역량을 가진 우리나라가 의학과 공학 융합 발전을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10년 뒤에는 기계공학과·컴퓨터공학과·전자공학과 전문가 채용 시 반드시 의사면허 보유자를 요구하는 날이 온다”며 “피토하는 심정으로 말한다. 공학자들이 의학을 연구해 세계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의대를 허가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의학 이해하는 공학자 양성···지역 상생·세계 선도 스마트병원 


김 총장의 청사진대로 포스텍 의대는 의사과학자를 ‘기초과학을 하는 의사가 아닌, 의학을 이해하는 공학자’로 정하고 이들을 배출키로 했다. 


김철홍 포스텍 의과학전공 주무교수는 포스텍 의대·스마트병원 방향성을 소개했다. 의학전문대학원 형태인 포스텍 의대 교육과정은 ‘임상 실습 전 교육(MD) 2년+연구프로그램(PhD) 4년+임상 실습 교육(MD)’으로 구성된다. 


그의 구상대로라면 500병상 규모 스마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련 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기에도 대응하는 거점 병원이 된다. 


또 지역 내 대형병원과 연구병원-임상병원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데이터 공유 범위를 늘리고, 기존 병원의 노하우를 활용한 전공의 수련 과정을 고도화한다는 게 포스텍의 전략이다. 


김 교수는 “로봇이 다니는 모습보다는 양질의 의료데이터를 모으는 병원을 만드는 데 방점이 있다”며 “포스텍 병원과 지역 병원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룬다면 2000~3000병상이 포항에 생기게 된다”고 전망했다. 


지역 의료계 측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포스텍은 포항시·경상북도 뿐 아니라 포항의료원·포항세명기독병원·포항성모병원·에스포항병원·좋은선린병원·경희요양병원과도 협약을 맺은 바 있다. 


750병상, 135명 전문의를 보유한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포항세명기독병원의 한동선 병원장은 이날 포스텍과 뜻이 맞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한 병원장은 “30년간 병원을 그럭저럭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은 앞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방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있다”며 “매년 좋은 의사를 뽑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한의사협회 및 지역의료계 일부 반대 목소리를 의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포스텍 병원은 포항 환자를 놓고 지역병원과 경쟁하는 수준이 아니다”며 “포항 환자들이 다 서울 대형병원으로 가고 있다. 포스텍 병원이 이들만 잡아도 우리 환자를 뺏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동선 원장은 또한 “인재를 기르고 스마트병원으로서 원격의료·원격 수술, 난치성 질환 치료 기술 등 세계적 기술을 처음 개발하고 적용하는 병원이 돼야 한다”며 협력병원인 포항지역 병원들도 자연스럽게 일류병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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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책 05.29 19:25
    포스텍 병원 부터 만들어 놓고 의대를 추진해야지 실습도 제대로 안되는 부실의대 눈에 선합니다. 졸업생 들이 과학자 할것이라는 망상 버리세요. .  모두 전공의 하러 서울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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