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형외과학회가 현실과 동떨어진 수술 수가로 인해 전문의 수술기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수가 현실화를 촉구하고 나섰다.실제 수술 행위와 재료 비용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비현실적인 급여기준이 주요 원인이다. 정형외과 수술은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모순적 구조라는 지적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홍근 이사장(건국대병원 정형외과)은 오늘(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형외과 수술 수가 현실화를 주장했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정형외과 전문의들 수술포기 현상 심화와 동시에 병원도 신규장비 및 교수 충원 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정 이사장은 “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술 전문 전문의를 목표로 하는 전공의가 줄고 있으며 근골격계 필수의료 미래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필요한 근골격계 수술적 치료를 적기에 받는 환경을 유지키 위해서는 수술 수가 현실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은 현 상황을 상세히 분석해서 공개했다. 현재 전국 대학병원 중 이익이 나는 정형외과가 없다는 그의 말은 정형외과 현실을 대변했다.
한승범 위원장은 “전국 정형외과 대학병원 중 수익이 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개 정도가 간신히 손해를 보지않는 구조”라며 “정형외과 쪽은 수가가 낮아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를 보면 일반외과 수술이 대학병원에서 선호받고 있다. 수술당 시간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행위수익은 정형외과가 외과 대비 0.4~0.8배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병원도 정형외과 수술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다.
한 위원장은 대표적 급여 기준의 문제 사례도 소개했다. 대표적 사례는 ▲관절경 수의 불합리한 보상 적용 ▲기본 감염관리를 위한 일회용 방포 보상 전무 ▲협소한 물리치료 인정 부위로 인한 부담가중 등이다.
관절경 수술은 수술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개방성 수술과 동일한 수가가 적용된다. 관절경 재료대의 경우 정액수가로 실제 료대와 대비했을 때 10분 1밖에 안된다. 또 감염관리 방포에 대상 보상은 없으며 물리치료도 1일 1부위만 수가가 인정된다.
대한정형외과학가 공개한 관절경 수술비는 우리나라가 13만8430원인데 반해 미국 98만원, 일본 167만원, 호주 37만원 수준이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 보상률이 낮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입원조차 안되는 현실”이라며 “정형외과 발전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정 기준 개선 등으로 전문의를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 수가 현실화와 더불어 그는 산정 불가 재료의 실가격 보상과 80세 이상 내과질환 동반 환자 수술에 대한 전문 진료질병군 지정 등을 통해 의료비 왜곡 현상 개선 필요성도 역설했다.
무릎 통증과 발목상 증가세…초기치료 중요
학회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무릎 통증과 발목 부상에 대한 치료도 소개했다. 정상적인 보행과 경제력을 앗아가는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정보를 전달키 위한 목적이다.
코로나19로 무릎, 발목 부상이 일부 감소했지만, 엔데믹 이후 무릎(슬) 관절 및 인대 탈구, 염좌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외부활동 증가로 재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재철 홍보위원장(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은 “레저,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며 무릎관절 손상도 늘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면 손상이 심화되거나 관절염 등 합병증이 증가하기 때문에 손상 초기 정형외과 전문의와 체계적인 검사와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목 외측 복사뼈 골절 환자수도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6년보다 9.4% 증가했다. 급성기 발목 통증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발목 부상으로 조기진단과 전문적 치료 및 재활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위원장은 “급성기 발목 통증은 조기 치료와 재활 시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며 “적기 치료를 놓치면 동통성 발목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