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보는 바람직한 운동의 기준점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걸음 수가 그 절반 이하인 4000보만 돼도 건강 개선 효과는 충분히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우치의대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22만6889명을 대상으로 한 걷기와 건강 개선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약 4000보만 걸어도 충분한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영국, 스페인, 일본, 호주 등 17개국 22만6889명에 대한 걷기 운동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의 연령은 평균 64세였으며, 각 데이터의 평균 추적기간은 7년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유사한 연구들 중 가장 큰 규모의 조사였던 점을 강조했다.
분석 결과, 하루 3967보를 걸을 때부터 사망의 위험이 명확히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는 하루 2337보를 넘길 때부터 명확해 졌다.
걸음 수가 이보다 늘어날수록 건강 개선 효과는 뚜렷했다. 가령 사망 위험은 걸음 수가 1000보 늘 때마다 15%씩 감소했고,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500보씩 추가될 때마다 7%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연령, 성별, 거주지역과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단 60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젊은 층에 걷기 운동 효과가 약간 더 컸다. 가령 60세 이상은 하루 6000~1만보 걸었을 때 사망 위험이 42% 감소한 반면, 60세 미만은 하루 7000~1만3000보 걸었을 때 사망 위험이 49% 감소했다.
사망 위험 감소를 위한 걸음 수의 상한선은 찾지 못했다. 연구팀은 2만보까지 걸음이 증가할수록 사망 위험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구데이터 한계로 그 이상 걸음 수는 분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랫동안 앉아 있는 현대의 생활 습관이 심혈관 질환의 증가와 수명 단축에 분명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 부족은 전 세계 인구 중 4분의 1 이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남성보다 여성에, 저소득 국가보다는 고소득 국가에서 흔히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신체 활동 부족은 세계에서 4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으로, 연간 32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다.
마시에 바나흐 폴란드 우치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4000보, 심혈관 질환으로 위한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보다 적은 걸음으로도 효과가 있다”며 “걷기는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더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예방학저널’ 8월 9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