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반발? 의대 증원 가늠자 발표 또 '연기'
政, 40개 의과대학 결과 공개 무산···醫 "수요조사 기반 정원 결정 반대"
2023.11.17 12:17 댓글쓰기



정부가 이번 주 내 발표할 예정이었던 '전국 40개 의과대학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가 또 다시 연기되며 미궁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은 지난 10월 26일부터 2주 동안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대학별 증원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희망 증원 폭은 2025학년도 입시의 경우 최소 2000명대 초반에서 최대 2700명대 수준이며, 2030년도는 최대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전날 예고했으나, 고지 4시간 만에 돌연 브리핑 계획을 취소했다. 


당시 복지부는 "수요 조사 결과를 확인 및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번 주 내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오늘(17일)까지 구체적인 발표 일정이 공개되지 않으며 사실상 또다시 연기가 확정됐다. 추후 발표 계획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데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5일 정부와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회의에서 정부의 의대증원 수요조사와 관련해 비판을 쏟아냈다.


의협 측 대표로 나서게 된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회장은 "수요 조사는 전혀 과학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못하다"면서 "고양이에게 얼마나 많은 생선이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 등 의사들이 진료에 임할 환경 조성이 먼저"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의료계도 지난 2020년 이상의 강경 투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의료단체인 한국의학교육협의회 또한 지난 15일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추진에 우려감을 표했다.


이들은 "국가 미래의료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의료현장 수요를 감안해야 하는 문제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 결과만으로 의대 총정원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현장 수요, 의료환경 변화를 감안해 단계적으로 정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며 “향후 정원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의과대학생들 역시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오는 25일 서울 일대에서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단위별 정부 정책 대응 현황 및 여론 공유, 추후 정부 정책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 연기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14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취소한 이유가 무엇인가. 여전히 의사단체 눈치를 보는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현장 의견을 들어봤더니 총장들은 입시 수혜를 위해 굉장히 많은 의대 정원을 요청했고, 정작 의대 학장들은 교수가 부족해 걱정이 태산이라 총장과 학장 간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의원은 “40개 의대에서 2030년까지 정원 확대 수요를 취합했고, 추가로 확인할 것이 있어 연기한 것이지 취소한 게 아니다. 곧 발표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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