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 최대주주 지위를 놓고 연합뉴스와 을지재단 간 공방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연일 을지재단을 향한 비판 보도를 이어가자 을지재단이 반박문을 내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을지학원, 연합뉴스TV 지분율 30.08% 확보…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앞서 을지재단 산하 학교법인 을지학원은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연합뉴스TV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최다액출자자란 특정 사업자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또는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자를 말한다. 현재 연합뉴스TV 지분은 을지학원이 30.08%, 연합뉴스가 29.89%를 보유하고 있다.
을지학원은 2011년 연합뉴스TV 출범 때부터 2대주주 지위를 이어왔으나 최근 기타 지분을 추가로매입하며 연합뉴스 지분율을 앞질렀다.
방통위는 현재 을지학원이 신청한 연합뉴스TV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기로 의결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가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하면 최대주주 교체가 확정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최대주주 지위 승인 신청 규탄…공영언론 침탈 부적격"
을지학원이 연합뉴스TV 경영 참여 계획을 공식화하자 최대주주인 연합뉴스 측은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을지학원이 방송 공적 역할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익을 노리고 경영권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합뉴스는 지난 17일 특별취재팀을 꾸려 연일 을지재단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연합뉴스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겸 학교법인 을지학원 이사장과 부인 홍성희 을지병원 이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TV 경영권 획득을 위해 을지병원이 보유한 30억원 상당의 연합뉴스TV 주식 60만주를 을지학원에 무상으로 증여하도록 해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고발의 요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24일에는 방통위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공영언론 연합뉴스TV 사수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을지학원 연합뉴스TV 경영권 획득은 방송법 취지에 반할 뿐더러 민간자본 공영언론 침탈이다. 방통위는 본 승인 요청을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을지재단 "언론사유화로 공정 상실 스스로 입증, 공적 역할 제고 나설 것"
연합뉴스가 압박을 이어가자 을지재단도 반박문을 내며 반격에 나섰다.
을지재단은 연합뉴스지부 시위 당일 '연간 185억 부당 수취한 성기홍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운영 자격 없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 사유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재단은 을지학원이 지난해 8월 연합뉴스 성기홍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배임)으로 경찰에 형사고발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 고발은 과다한 광고대행 수수료 등 연합뉴스에 유리한 각종 부당 계약을 맺어 2021년에만 185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했다는 것이 요지다.
재단은 보도자료에서 ▲광고영업대행 계약으로 매출 9.5% ▲영상저작물이용허락협약을 통해 제3자에게서 발생한 수익 30% ▲인프라 제공 명목으로 매출 4% ▲연합뉴스TV가 제작 편집한 저작물에 대해 20% 저작권을 갖는 등 연합뉴스TV 연 매출 약 20%를 연합뉴스가 탈취해왔다고 주장했다.
을지재단은 비판 보도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준영 이사장 마약성 진통제 처방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로 종결된 건"이라며 "무죄판결 건을 지속 언급하는 것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라고 지적했다.
또 을지병원 보유 지분을 을지학원에 무상 증여한 건에 대해서는 "두 기관 상호 지원 등 오랜 협업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원시 영통구 일대 토지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토지 활용도와 가치가 동반 상승함에 따라 발생한 내용이다"라며 "갑질 혹은 투기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을지재단 관계자는 "연합뉴스TV 공적 책임 및 공정성 실현을 위해 신청하게 됐다"며 "방송 독립성을 위해 을지학원은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방송 운영은 방송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