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의대 신설을 두고 가까스로 봉합됐던 순천과 목포가 다시금 갈라지고 있다.
이에 김영록 전남지사는 18일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통합국립의대를 정부에 신청하겠다"며 지역 및 대학 간 갈등을 경계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남지역 의대 신설과 관련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전남지역 의대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관련 사안을 언급하며 이목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김 지사의 국립의대 신설 건의에 대해 "대학을 정해주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전남지역에서는 의대 신설 가능성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지난 수년간의 진통 끝에 공동의대 설립안을 도출한 순천대와 목포대가 다시 갈라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18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순천대를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시장은 "전남 동부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전남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 현장이 많아 외상센터 등 여러 분야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순천시는 전남 동부권역의 실질적 중심 도시이며, 순천대는 전남 유일의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기반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신설을 위한 기반을 갖춘 순천대를 중심으로 풀어야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순천대 단독으로 유치해야 한다. 공동 의대는 대통령 말씀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제22대 총선에서 전남 영암‧무안‧신안 선거구 공천이 확정된 서삼석 국회의원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남권 국립 의대는 반드시 목포대에 설립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 의원은 "전남 서부권은 동부권에 비해 고령 인구가 많고 산업구조도 취약해 서부권 배려 차원에서 전남권 의대는 목포대에 설립해 지역 거점 병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양 대학 중 어느 한 대학을 정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며 "통합의대 신설이 도민의 통합 정신‧명분‧방향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대학이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전남도도 그렇게 하겠다"며 "의대 증원 2000명을 배정하는 과정에 통합 의대 안(案)이 포함될 수 있도록 신속히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동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