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전공의→'진로 전향' 추세 포착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학술대회 대거 참석…필수의료 이탈 우려감 고조
2024.05.01 06:17 댓글쓰기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진료현장을 떠난 후 두문분출 행보를 이어온 전공의들이 피부‧비만‧성형 술기를 전수하는 학술대회에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은다.


이들 전공의 중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전공자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필수의료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의학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열린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춘계학술대회에는 전공의 500여 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통상 1000여명이었던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등록자 수가 올해는 1400명으로 늘었고, 이 중 약 500명은 전공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미용시술을 배우려는 개원의가 대다수였지만 올해는 전공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 실제 전공의 등록율은 평소 10% 정도였지만, 30%를 훌쩍 넘겼다.


진료현장 이탈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전공의들이 피부·미용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회 차원에서 작금의 전공의 상황을 감안한 여러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마련하며 젊은의사들의 진로 변경을 독려했다.


실제 이번 학회 프로그램 중에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미용시술’이 대거 포함되며 진로에 대해 고민이 깊은 젊은의사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학회는 ‘의료 악법을 반대한다. 전공의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문구와 함께 학술행사 무료 등록을 제안했다.


또한 학술대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에게는 백화점 상품권 3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젊은의사들의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필수의료 진료과목 교수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강압적 행보가 필수의료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상당수 전공의들은 이미 본인이 선택한 필수의료를 포기하는 분위기”라며 “가뜩이나 힘겨운 필수의료는 점점 고충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실제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중에는 이번 진료현장 이탈을 계기로 피부, 비만, 탈모, 성형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비중이 적잖다는 전언이다.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1조4000억원 이상 예산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진료과목 전공의들의 이탈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는 “피부, 미용, 성형 분야로 전향하는 전공의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답답한 것은 그러한 제자들의 선택을 만류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 10주가 지났지만 의료계와 정부의 신경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의료계 종주단체은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와 책임자 문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불가’ 방침을 고수 중이다.


특히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번아웃’을 이유로 주 1회 휴진을 예고하며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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