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공식 취임하는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지난 4월 2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결과에 대해 "십상시들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강하게 비판했다.
'십상시'는 국정을 농락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이들을 비난할 때 쓰이는 비유적 표현이다.
임 당선인은 4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이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의료 문제를 이해하는 데 주변의 잘못된 목소리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과 안상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을 '잘못된 목소리'를 내는 대표 사례로 꼽으며 "이들이 국민들을 선동하더니 이제 국회까지 진출했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부산 피습 사건'을 재거론하며 의료정책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올초 부산 현지 일정 중 흉기 습격을 받은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임 당선인이 회장이었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대표 등을 고발하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이 대표는 공공의료, 지방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얘기해놓고도 본인이 습격당하니까 아시아 최고 외상센터를 갖춘 부산대병원을 놔두고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갔다. 이런 분이 영수회담에서 대통령과 합의한 의료 정책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평소 정부 의료개혁을 두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비판해온 노환규 前 의협 회장도 이번 영수회담을 '법조인들의 권력 만능주의' 발현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검사 출신의 대통령이 '의대 증원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변호사 출신의 거대 야당 대표가 '우리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며 "이 생각은 권력을 손에 쥔 법조인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인드다. 그들의 사고체계에서는 법 만능주의와 권력 만능주의가 작동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의사들이 별수 있겠어?'라고 착각하겠지만,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며 "의료를 무너뜨릴 정책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취하는 행동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의사들이 취하는 행동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노 전 회장은 "그들의 예상대로 의사들이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다면 어쩔 수 없네'라며 돌아올까, 아니면 끝까지 저항할까. 그들의 예상과 달리 나의 예상은 '끝까지 가는 저항'"이라며 "의사들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보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