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의료법인들 대표단체인 대한의료법인연합회가 現 류은경 회장 체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증원 사태 이후 병원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고, 의료법인 퇴출 구조 및 세제 혜택 마련 등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현안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정서가 반영된 결과다.
8일 병원계에 따르면 대한의료법인연합회는 최근 내부적으로 류은경 회장(더자인병원 이사장)의 연임을 결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6월 정기총회에서 공식 추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취임한 류은경 회장은 오는 2026년까지 2년 더 대한의료법인연합회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이번 연임 결정은 의료법인들 숙원이었던 ‘중소기업 포함’, 인수‧합병 허용 등 굵직한 현안의 가시적 성과에 대한 법인들 염원의 방증이다.
실제 류은경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폭넓은 네트워크와 특유의 뚝심을 토대로 의료법인들의 경영환경 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올해 1월에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 못했던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중소기업 진입은 의료법인들 숙원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지만 입법작업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노용호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중소기업법 개정안은 의료법인을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시키는 게 골자다.
개인병원은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반면 규모와 역할이 유사한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중소기업에 포함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류은경 회장의 읍소가 통한 결과였다.
다만 해당 법안은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제21대 국회에서는 자동폐기될 상황에 놓였지만 류은경 회장은 제22대 국회에서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의료법인 퇴출 구조 마련에 대한 공론화도 시도했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는 올해 초 ‘의료법인 합리적 퇴출구조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의료법인 인수‧합병 양성화 필요성을 알렸다.
경영난이 심화되는 의료법인들에게 정상적인 매매를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길을 터 줌으로써 지역의료 소멸을 막고 의료서비스 질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법인 임원 선임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사실상 M&A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수 많은 의료법인 병원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려 있지만 적법한 퇴출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파산까지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경영의 악순환으로 인한 지역 내 의료제공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류은경 회장은 “경영이 어려워진 의료법인들에게 인수나 합병을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지역의료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경영이 양호한 의료법인이 인수할 경우 우수한 의료인력을 투입하고, 시설과 장비 재투자 등 효율적 경영을 통해 의료 질 제고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엄중한 시기에 의료법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중책을 이어가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주어진 책임에 충실해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올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류은경 회장 연임은 오는 6월 28일 열리는 대한의료법인연합회 정기총회에서 추인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