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대가'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한양대병원
한양대, '석좌교수' 파격 대우…"정신건강의학 진료‧연구‧교육 함양 기대"
2024.08.22 05:45 댓글쓰기

국내 조현병 및 강박증 치료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가 한양대병원에서 인생 2막을 설계한다.


정신의학계 거목(巨木) 합류로 한양대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및 연구 역량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학교 역시 ‘석좌교수’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통해 국내 정신건강의학계 석학을 맞이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말 정년퇴임으로 정든 교정을 떠나는 권준수 교수는 다음 행선지로 한양대병원을 택했다.


지난 30년 간 진료와 연구, 교육에 이르기까지 큰 족적을 남기며 후학들에게는 기라성 같은 스승으로 칭송받는 권 교수의 합류에 한양대병원도 고무된 분위기다.


이례적인 ‘석좌교수’라는 타이틀만 놓고 보더라도 권준수 교수에 대한 한양대병원의 기대와 예우를 짐작케 한다.


실제 한양대학교가 외부 의료진을 ‘석좌교수’로 영입한 것은 지난 2013년 간질환 명의(名醫)인 이창홍 교수 등 극소수로, 흔치 않은 경우다.


아울러 한양대학교는 권준수 교수와 함께 자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류마티스질환 최고 권위자인 배상철 교수도 석좌교수로 임명할 예정이다.


‘석좌교수’는 대학에서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룬 석학을 초빙해 임명하는 교수로, 교수사회에서는 최고의 명예로 통한다.


실제 통상 촉탁 형태로 정년퇴임 이후에도 병원에 남는 것과 달리 석좌교수는 대학 소속으로, 진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대우나 권한도 절대적이다.


권준수 교수가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계에서 쌓아온 업적과 행보를 되짚어 보면 이러한 파격 대우를 받고도 남음이다.


권 교수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을 맡으면서 임세원법 제정을 주도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그가 정신질환을 뇌과학과 연계시켜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96년 미국 하버드의대 정신과에서 연수를 하면서부터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의 뇌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착안, 조현병 환자의 뇌를 뇌파와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분석했다. 


이후 그는 정보 전달에 핵심 기능을 하는 ‘감마(γ)파’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고, 국제학회에서도 발표했다.


그는 귀국해서도 MRI,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PET) 등 뇌영상술을 이용해 정신질환 기전이나 치료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뇌영상을 이용해 정신질환자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을 밝히는 연구와 정신질환 고위험군의 예방적 치료에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받아 2013년 ‘제6회 아산의학상’을 받았다.


지난 1998년에는 국내 최초로 ‘강박증클리닉’을 개설했고, 2011년에는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을 ‘조현병(調絃病·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바꾸는 데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7년 ‘정신질환 환자 입원’ 관련 규정을 담은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정부의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에 전문가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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