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중입자 치료' 새 패러다임 주목
초고가 장비 도입 대신 환자 연계방안 모색…의료진 잇단 일본 방문
2024.09.11 06:01 댓글쓰기



대형병원들 사이에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 도입 열풍이 거센 가운데 건양대학교병원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수 천억원에 달하는 중입자 치료기를 직접 도입, 설치,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국내 암 환자 중 중입자치료를 희망하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건양대병원 의료진이 최근 중입자 치료기 성지(聖地)인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며 관련 병원들과의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건양대병원 암센터 의료진은 최근 일본 가나가와현립병원을 방문해 중입자가속기 치료에 대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달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병원)에 이어 벌써 중입자가속기 관련 두 번째 일본 방문이다.


가나가와현립병원은 일본 내 3대 암 병원 중 하나로, 2015년 중입자암센터 건립 후 치료를 시작했고, 10여 년간의 임상진료 실적이 축적돼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건양대병원 김용석 의료정보원장과 이상억 암센터 원장, 문주익 진료부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가나가와현립병원 암환자 병동과 외래 항암화학요법 치료실, 중입자 치료시설을 견학하고, 현지 의료진과 난치암 환자의 중입자 치료 연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가나가와현립병원 방사선치료과 카와시로 교수는 “현재 해외 병원들과 협력시스템을 마련해 많은 암 환자 치료하고 있는 만큼 건양대병원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이상억 암센터 원장은 “앞으로 밀접한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외과 수술이 어려운 암이나 재발한 암 등 난치성 암 환자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건양대병원 암센터 원장 등이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병원) 방문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가 운영하는 QST병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입자 치료 경험을 갖고 있는 곳으로, 중입자 치료 역시 가장 먼저 시작했다.


1994년 세계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일본 치바현 소재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NIRS)가 2016년 조직개편을 통해 지금의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로 거듭났다.


통상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하는 병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필수적으로 찾는 곳이다. 국내 최로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세브란스병원도 앞서 수 차례 이곳을 방문했다.


특히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뤄지는 중입자 치료도 QST병원의 기술 지도하에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 존재감이다.


때문에 건양대병원 경영진의 잇단 일본 방문을 놓고 자연스레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대형병원들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는 중입자 치료기 도입 경쟁에 지방 대학병원이 가세한다는 명제 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QST병원 이어 가나가와현립병원 방문

수 천억 장비 도입 불가, 환자 연계 서비스 구상


하지만 건양대학교병원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 계획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QST병원과 가나가와현립병원 방문은 치료기 도입이 아닌 국내 암환자들에게 중입자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들 병원과 향후 중입자 치료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 체결 등 밀접한 관계를 이뤄 수술이 어려운 암이나 국소적으로 재발한 암 등 난치성 암환자 치료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일본 방문은 국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입자 치료와 관련해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 제공을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직접 도입 보다는 치료 연계에 초점을 두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건양대병원의 2024년 예산이 32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해서는  1년 예산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21년 새병원을 건립하면서 적잖은 비용을 들인 만큼 재정적으로도 수 천억원에 달하는 의료시설을 도입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입자 치료기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일본 방문의 의미가 확대 해석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수준 높은 암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세브란스병원이 약 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중입자치료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암환자 치료를 시행 중이다.


이어 서울대병원은 2024년 말 단계적 개원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에 기장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 중이다. 사업비는 2818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도 서울아산병원이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예고한 상태이며, 고려대의료원 역시 설립을 추진 중인 제4병원에 중입자 암치료센터 설치를 구상한 바 있다.


세종특별자치시도 의료복지 허브 도시 도약을 목표로 한양대 등과 협력해 중입자 암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총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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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ㅋㅋㅋ 09.12 18:08
    제대로 연구하고 배울 수 있는 역량도 안되는 나라에서 환자 돈 뜯어내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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