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의대 증원, 의료·교육 질(質) 위협 심각"
오늘 입장문 발표…"정부 제시한 보고서 잘못 해석됐고 정책 절차도 문제 많다"
2024.10.21 16:29 댓글쓰기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정사태로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받는 국민 여러분께 석학 의학자 단체로서 자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의학한림원)이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의학한림원은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들이 잘못 해석됐으며 정책 절차도 문제가 많다"며 "OECD 통계에서 인구 당 의사 수만 강조하면서도 한국의 우수한 의료지표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정부가 의학교육의 내실보다는 대학의 규모 확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을 준비 과정에서 대학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이 교육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 관련 변수 미반영하면 궁극적으로 '정책 실패'


의학한림원은 의대증원 정책이 정원 외 의료 관련 변수를 미반영했다고 꼬집었다.


의학한림원은 "수가(비보험 부문과 실손보험 포함) 및 의료전달체계, 국민 의료소비 행태 변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의료기술 발달, 의료비 지출 한계 등도 중요한 변수"라며 "변수가 정해지지 않거나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들 활동 분야와 지역별 분포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대로 얻을 수 없는 상태며 향후 이런 요소들을 반영한 추계가 가능해도 현장 변화를 추적해 주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의학교육 위기는 의사 자원 불균형 초래


의학한림원은 "정부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 근무 의욕을 저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가 필수의료 종사자들을 '낙후된 분야'로 묘사하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폄하했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정책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전공의 결원으로 인한 중증 환자 진료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으로 인해 의학교육 질이 심각하게 저하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의학한림원은 "의대생들의 휴학 불허와 강제 진급 계획, 불충분한 교육환경 준비, 교수 임용 규정의 하향 조정 등은 미래 의사 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방적 의대정원 정책은 의학 교육 '퇴행'


의학한림원은 의대 정원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시 의학교육 퇴행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증원 전(前) 의대정원 약 3000명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의대정원이 합쳐지면 4500여 명에 이른다. 또 휴학한 예과 1학년이 복귀할 경우 그 숫자는 7500명에 달한다.


의학한림원은 "종부는 교수 임용 규정을 하향 조정하고 의평원의 의대 인증평가 기준을 완화하려 한다"며 "수십 년간 노력으로 우리나라 의학교육을 국제 의학교육 수준에 올려놓은 의학교육 인증 체계를 근거가 약하고 절차도 문제가 있는 150% 증원을 위해 무너뜨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의학한림원은 정부의 대규모 의대 증원이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치권 내에서도 대화를 차단하고 있어 의료개혁이 지체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의학한림원은 "의료와 의학교육 현장에서 집단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자리를 지키는 의대 교수들만 걱정하는 의학교육의 앞날은 매우 위태롭다"며 "의학교육을 이 땅에 도입해서 쌓아 온 공든 탑을 무너뜨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가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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