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병원들이 대규모 교수 채용이라는 유례없는 조치를 단행하면서 국립대병원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강원대병원과 부산대병원에서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최근 두 병원은 이례적으로 각각 63명, 41명의 대규모 채용 공고를 내고 교수 모집에 들어갔다.
박종익 강원대교수협의회장은 “그간 병원에서 이탈한 인원이 적지 않다 보니 누적된 수요를 감안해 대규모 공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원대병원은 16일 채용공고를 내고 교수 63명을 채용 계획을 공개했다. 또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4명 등 총 41명의 교수를 모집했다.
하지만 마감 바로 다음 날 교수 정원을 채우지 못해 교수 15명 추가 모집을 공고했다.
전공의 집다 사직→교수 사직 도미도 현상
이 같은 국립대병원의 행보는 수도권 병원 쏠림과 의정갈등으로 유발된 교수 이탈로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의대정원 확대 발표 이후 2월 20일 전국 수련병원 레지던트 및 인턴이 집단으로 이탈하면서 교수들은 의료공백 해소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의정갈등이 11개월째 지속되면서 체력적 등으로 힘들어지면서 이탈이 현실화했고 상대적으로 인력풀이 많은 수도권 병원행이 가속화됐다.
병원계에서는 현재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 등은 사실상 포기하고 진료에만 매달려 언제라도 터질 일이라는 게 공통된 분위기다.
실제 계약직 교수들도 상당수 수도권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비수도권 교수들을 수도권 병원에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수도권 병원조차 같은 수도권 병원 교수들 모집에 여념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공의 모집 '0 행렬' …인기과 위주 소폭 보충
국립대병원들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이뤄진 전공의 추가모집부터 최근 진행된 레지던트 1차 모집 결과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상 수도권 중위권 병원들도 전공의를 한 명도 받지 못한 병원들이 다수인 만큼 국립대병원들은 그 여파가 더 심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모집에 나선 부산대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1년차 75명 중 1명 지원에 그쳤고 강원대병원은 37명을 모집이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원자가 없거나 한자릿수에 그쳤을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교수들의 사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병원 내부적으로도 어수선한 분위기로 정책적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