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이 건강정보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연계한 보건의료 통합관리 체계 구축에 나선다.
감염병 대응에 머물렀던 기존 협력 모델을 넘어 만성질환, 건강검진, 의료방사선 등 국민 삶에 직결되는 영역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 ‘과학적 예방 중심 정책’으로의 대전환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은 21일 공단 본부에서 “건강정보 빅데이터의 효과적인 연계와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공단과 질병청은 이미 2021년 ‘코로나19 빅데이터(K-COV-N)’를 공동으로 구축해 예방접종 기준과 정책 결정 근거 자료로 활용해왔다. 현재까지 36건의 연구 성과가 도출됐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 모델을 다른 질병군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회의 핵심이다.
특히 2022년부터 개발한 ‘결핵 빅데이터(K-TB-N)’가 오는 9월 개방을 앞두고 있어 결핵 퇴치 가속화와 관련 연구 확대에 새로운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번 협의에서는 건강정보 데이터 결합으로, 감염병 외에도 만성질환까지 협력 분야를 확대해 기존의 치료 중심 정책에서 예방 중심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주요 과제를 논의한다.
“빅데이터로 검진제도 재설계” 등 국가건강검진 실효성 분석 착수
가장 눈에 띄는 과제는 국가건강검진 제도 개선을 위한 데이터 분석 착수다.
양 기관은 건강검진 결과와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연계해, 각 항목이 실제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검진 항목을 조정하고 고위험군 중심의 맞춤형 검진체계 도입 가능성도 모색한다.
의료방사선 적정 이용 관리체계 마련도 논의된다. X선 촬영, CT 등 건강검진이나 각종 검사에 사용되는 의료방사선의 노출량을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검사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만성질환 데이터 통합 분석 추진
대표적 만성질환 중 하나인 만성폐쇄성폐질환자 정보(KOCOSS)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데이터를 건강보험 빅데이터와 연계해, 유전정보, 생활습관, 환경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질병의 조기진단이나 개인 맞춤형 진료 지침 수립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란 흡연이나 대기 중 오염물질 등에 의해 염증반응이 일어나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10대 사망원인에 꾸준히 포함됐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기존 코로나19 중심 데이터 분석에서 협력범위가 확대된 만큼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기반이 질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국민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적정진료 유도, 의료 질(質) 향상 등 근거 중심의 정책 개선에 많은 성과를 기대한다. 공단은 질병청과 데이터 공유 및 분석 역량을 결집해 질병 예방과 대응을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내 건강정보를 가장 폭넓게 보유한 두 기관이 협력함으로써 감염병과 만성질환 등에 데이터 기반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더 빠르고 과학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