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이 최근 개원한 1000병상 규모 새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 혁신에 본격 나섰다. 충남권역을 포함해 경기 남부, 충북, 대전까지 광범위한 권역민에게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도권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실에서 새병원은 지역 주민들이 먼 곳을 찾아가지 않고도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의료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문수 순천향대천안병원 병원장은 지난 16일 새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대한민국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역의료 역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새병원 개원은 지역의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준과 표준을 제시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원이 지역의료의 구심점이 돼 모든 병원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신 방사선기기와 대규모 주차 공간 마련, 전반적 진료환경 혁신

새병원은 기존 병원과 인접한 부지 4만5300㎡에 지상 15층, 지하 5층 규모로 건립됐다. 총 1천 병상을 갖췄으며, 최신 의료장비와 첨단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진료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미국 배리안(Varian)사의 ‘트루빔’과 ‘헬시온’ 방사선 암치료기 2대를 도입해 진단과 치료 정밀도를 한층 높였다.

트루빔은 영상추적 장치(ExacTrac)를 활용해 뇌수술 등 정밀 방사선 치료에 활용되고, 헬시온은 표면유도방사선치료(SGRT) 기능을 통해 마킹 없이도 여성암 치료가 가능, 환자 편의성을 제고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내과 및 외과 시술과 수술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운영해 응급환자 치료에 신속성과 안전성을 더했다. 충남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신경외과, 심장내과, 흉부외과, 신경과, 마취과 등 여러 진료과가 통합 협진 체계를 구축해 복합질환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한다.

검사 분야에도 혁신적 변화가 이어졌다. 국내 최초로 대량 검체 처리 모듈 ‘UCM2’를 도입한 자동화 혈액검사 시스템은 검체 채취부터 검사, 보관, 폐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검사 오류를 줄이고 환자 대기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병동과 외래, 중앙공급실, 약제부 등 병원 내 거의 모든 구역에 컨베이어벨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 안전을 강화했다.

새병원은 감염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환자 동선과 의료진 동선을 분리하는 ‘듀얼 스파인(Dual spine)’ 설계로 교차감염 위험을 최소화했으며, 음압병실과 음압수술실 등 감염병 대응 시설을 갖춰 지역 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 역시 새롭게 정비됐다. 옥상 헬리패드는 응급환자 이송에 활용되며, 헬기 착륙 직후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곧바로 응급실, 검사실, 수술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수직 동선을 확보해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한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1039대 규모 주차시설은 기존 주차장 불편함을 해소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방문 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했다. 입원 병실은 최대 4인실로 구성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쾌적함을 높였으며, 내과 중심으로 운영되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도 외과, 산부인과 등으로 확대했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휴게 공간으로는 녹음이 우거진 옥상정원과 372석 규모 오디토리움이 조성됐다. 오디토리움은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행사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 '메이요 클리닉' 지향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 자리매김 노력”

이화영 순천향대천안병원 홍보실장(정신건강의학과)은 “새병원에서 두 달가량 진료를 하며 환자 중심 병원의 진가를 직접 느꼈다”며 “심장이나 뇌 등 질환별 센터들이 한곳에 모여 진료가 집중돼 환자들이 편리하게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환자는 헬리패드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곧바로 응급실로 이동해 빠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충남을 비롯해 경기 남부, 충북, 대전까지 광범위한 권역민이 새병원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새병원은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지방 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 의료기관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자 한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가 메이요 클리닉을 중심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듯이 순천향대천안병원도 첨단의료와 연구·교육을 결합해 지역 의료와 바이오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특히 새병원과 인접한 순천향의대와 순천향의생명연구원이 함께 구축하는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임상, 기초의학, 의생명 연구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3원 의학 클러스터로, 진료·연구·교육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며 대한민국 의료산업 발전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문수 병원장은 “한국의 메이요 클리닉을 꿈꾸며, 지역민이 믿고 찾는 병원으로 성장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필수의료를 지키는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