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상당수가 의원이 아닌 병원에서 첫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의료는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정책 기조와 달리 병원이 사실상 ‘문지기’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의료체계 특유의 구조와 맞물려 있어 정책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은 지난 2021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토대로 고혈압·당뇨병 신규 환자들 의료 이용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19세 이상 고혈압 신규 환자 59만9955명과 당뇨병 신규 환자 19만5668명을 대상으로 최초 진단 의료기관 유형과 이후 1년 간의 이용 행태를 추적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환자 성별, 연령, 지역, 소득, 동반질환 유무 등을 변수로 삼아 어떤 특성이 병원 이용과 관련되는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검토했다.
그 결과, 고혈압 신규 환자의 82.5%, 당뇨병 신규 환자의 66.6%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첫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 환자 17.5%, 당뇨병 환자 3분의 1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첫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차의료 의사가 초진 문지기 역할을 전담하는 다른 선진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의사 1인당 신규 진단 환자 수로 따져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역할은 두드러졌다.
특히 당뇨병에서는 의원이 의사 한 명당 평균 10.7명의 환자를 새로 진단한 반면, 30~100병상 소규모 병원은 11.5명으로 더 많았다. 일부 소규모 병원이 사실상 의원 기능을 대신하며 일차의료 일부를 떠맡고 있는 셈이다.
젊은환자들 병원 선호도 뚜렷
환자 특성별 차이도 분명했다. 젊은 환자일수록 병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고, 동반질환이 있을 때도 병원 이용률이 상승했다. 30세 미만 환자는 건강검진이나 직장검진을 통해 병원에서 진단받는 사례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는 수도권, 시·군 지역에서 병원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여러 진료과가 갖춰진 병원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병원의 진단장비와 전문인력 역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진단 이후 1년 간 의료 이용 패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의원에서 진단받은 환자는 더 자주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방문당 비용은 병원급이 훨씬 높았다.
진료 연속성 역시 의원 환자에서 가장 높게 확인돼 동일 의료진에게 꾸준히 진료받는 효과가 뚜렷했다.
"게이트키핑 부재 속 병·의원 경쟁…질 관리가 해법"
연구팀은 "소규모 병원이 일차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부가 의원 중심으로 경증질환 관리를 장려해온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개원의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초진이 적잖게 이뤄진다는 것은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교신저자인 조민우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현상이 한국 의료체계의 특수한 구조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일차의료의 가장 큰 과제는 의료기관 간 기능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고, 환자를 조정·연계하는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환자가 의원과 병원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두 기관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소규모 병원 상당수는 의원에서 확장된 경우가 많아 규모와 기능 면에서 과도기적 위치를 갖는다"며 "그 결과 병원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의원이 담당할 진료까지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 활용된 데이터는 2021년 자료이지만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 같은 한국 의료의 특수한 구조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단순히 병원 이용을 억제하기보다 의원과 병원 모두에서 제공되는 일차 진료의 질을 관리·조정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환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고, 의원과 병원 모두에서 안정적인 일차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그는 "한 가지 가능한 전략은 현재 의원의 결과만 공개하는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NQAP)의 공개 범위를 소규모 병원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환자가 초진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차의료 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자 선택을 자연스럽게 의원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의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와 신뢰 관계를 구축해 단골 환자를 만들고, '이 의원이 내 전반적 건강을 책임져 준다'는 믿음을 준다면 의원 중심의 일차의료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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