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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 허가와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기업이 제도 운영 방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서울에서 의료기기 업체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2026년 의료기기 분야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협·단체, 식약처 관계자들이 참석해 허가, GMP, 품목갱신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식약처는 규제 부담은 완화하되 기업의 책임은 분명히 하고 제도 운영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가·심사 속도 개선…최대 398일에서 240일 단축
우선 식약처는 의료기기 허가·심사 속도와 운영 예측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기기 허가 기간을 최대 398일에서 240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도 다시 확인했다.
이를 위해 허가 신청 이전 단계부터 기업 자료 준비 과정을 지원하는 규제지원서비스를 추진한다.
허가 신청 전에는 기술문서와 임상시험 자료를 점검하고, 신청 이후에는 기술문서·임상·품질 자료를 병렬로 심사하는 전담 심사팀을 운영한다. 대면 회의도 확대해 기업별 상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 같은 방식이 반복적인 보완 요구로 심사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남희 국장은 “초기 단계에서 심사 자료 방향성을 맞추는 것이 전체 허가기간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변경허가 네거티브 전환…책임 기반 '자율 관리' 확대
변경허가 제도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된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경만 사전 허가 대상으로 관리하고, 그 외 변경은 기업 책임 하에 자율 관리하도록 한다. 현재 체외진단의료기기와 디지털의료기기에 적용 중인 제도를 일반 의료기기로 확대한다.
또 기술문서 심사와 인증 절차를 통합하는 인증 원스톱 처리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2등급 인증 대상 의료기기는 기술문서심사기관 심사 이후 인증 과정에서 추가 보완이 발생해 기간이 늘어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두 단계를 통합할 경우 인증 소요 기간은 기존 약 40일에서 25일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는 원스톱 방식과 기존 방식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보완율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을 통해 별도 처리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의료기기 허가·심사 소통단인 코러스 메디(CHORUS-MEDE)도 정책, GMP, 갱신 분과를 신설해 기능을 확대한다. 제조·수입 구분과 기업 규모를 고려한 분과 구성도 추진한다.
품목 갱신, 위해도 따라 차등…3월부터 자문단 운영
GMP 분야에서는 지난해 4월 도입된 3등급 의료기기 단독심사 전환 이후 심사자 배정 대기 기간이 약 80% 줄고, 평균 심사 기간도 15%가량 단축됐다는 성과를 공유했다. 제조의뢰자가 변경되거나 추가되는 경우 GMP 심사를 면제하는 개선도 반영됐다.
식약처는 신개발·혁신의료기기와 공급 중단 우려 품목을 대상으로 우선심사 제도를 공식화하고,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심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품목갱신 제도는 2주기(2030~2034년)부터 안전성·유효성 자료 제출을 일괄 요구하던 기존 계획을 조정해 위해도 기반으로 차등 적용한다. 업체가 자체 작성한 갭 분석 자료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식약처가 이를 직접 검토할 예정이다.
2주기에는 4등급 의료기기에 한해 시험성적서 또는 갭 분석 자료를 요구하고, 3주기부터 3·4등급으로 확대한다. 2등급 의료기기는 품질관리 자료와 시판 후 안전성 자료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식약처는 오는 3월부터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하고 시범사업을 병행해 심사 기준과 평가 사례를 축적할 계획이다.
업계는 의료기기 산업의 다양성을 반영한 제도 설계와 함께,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과 이행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남희 국장은 “업계와 소통을 최우선으로 기업 부담은 줄이고 정책의 실효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 방향 공감대…산업 특성 고려한 조정은 필수
한편, 업계는 제도 개선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 과정에 대한 우려와 보완 요구를 함께 제기했다.
먼저 허가·심사 기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기술 난이도와 임상 요구 수준이 높은 품목의 경우 단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사전 지원과 병렬 심사 확대가 실제 심사 기간 단축으로 이어지려면 품목 특성을 반영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경허가 네거티브 전환에 대해서는 색상 변경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경미한 변경에 따른 행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다만 자율 관리 대상과 기업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기준과 가이드 마련을 요구했다.
GMP 분야에서는 제조의뢰자, 제조자, 수탁자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중복 심사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일 제조의뢰자 아래 제조자가 달라지거나, 제조자 아래 수탁자가 주요 공정을 수행하는 제조자로 간주되는 경우 각각 GMP 심사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허가 자료와 제조원 자료 간 경미한 차이로 심사가 지연되면서 동일 제조소에서 생산하는 다른 품목까지 영향을 받는 사례도 문제로 언급됐다.
또 품목갱신과 관련해서는 위해도 기반 차등 적용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이 준비해야 할 자료 기준과 평가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임상 요구 수준과 시험·검사 비용이 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국제 기준과의 규제 정합성을 높여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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