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제네릭 약가 수준에서 약 10%가량 낮아진 48.2% 수준까지 감내를 할 수 있다. 그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 경영은 물론 산업 기반 자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노연홍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비대위원장은 10일 제약단체(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등)가 주최한 기자회견 질의응답 과정에서 정부 추진 약가인하 정책 마지노선을 ‘48.2%’로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약가제도 개선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사실상 수용 가능한 ‘최저선’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단순 수치 제시를 넘어, 정부 정책에 대한 수용 가능 범위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다만, 정부 약가인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산업 전반의 투자·생산·고용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등 민관 공동연구가 없는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는 식지 않았다.
업계는 건강보험 재정 관리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약가를 과도하게 끌어내릴 경우 국내 제약산업 체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연홍 공동비대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현재 제네릭 약가는 53.55% 수준인데 48.2%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면서도 “그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 경영은 물론 산업 기반 자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권기범 공동비대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동국제약 회장) 역시 “약가인하가 불가피하다면 기업들도 원가 절감과 고통 분담 등을 통해 노력할 수 있다. 문제는 과도한 약가 인하는 투자 활동과 산업 전반의 분위기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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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논의가 제네릭 가격 조정 넘어 국내 제약산업 성장동력 훼손 우려”
실제 업계는 약가 개편 논의가 이미 기업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이 축소되거나 재검토되고 있고, 신규 채용을 미루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낮은 의약품에 대해서는 품목 허가를 자진 취소하거나 생산라인 조정을 검토하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윤웅섭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일동제약 회장)은 “약가개편 논의는 단순 수익을 넘어 기업 지속성에 실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동제약도 조직 개편 및 신규 채용, R&D 예산에 대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번 약가인하 논의가 단순히 제네릭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성장동력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신약 개발과 설비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생산 기반 약화와 일자리 감소, 의약품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도 업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원료 조달비와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에서 약가까지 추가로 낮아질 경우, 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압박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순 반대에 그치지 않고 정부에 민관 공동연구 착수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약가 인하 파급효과 분석 △유통질서 확립 △산업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마련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약가인하 정책이 국민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칠 영향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가 조정이 단기 재정절감 효과만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공급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또 최근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증가와 수수료 지급 구조 등을 둘러싼 유통질서 문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제조사 약가만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유통 전반 비용 구조와 비효율을 함께 점검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 개편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정부가 내세운 ‘제약·바이오 5대 강국’ 목표를 실현하려면, 약가정책 역시 단기 재정관리 논리를 넘어 산업 육성 관점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제약업계가 정부의 약가 개편 움직임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용 한계선’을 제시하며 공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약가 인하를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업계 반발을 넘어, 제약산업 지속 가능성과 정책 방향을 둘러싼 본격적인 충돌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건정심 논의 결과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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