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전공의 수련교육원’ 출범…병협 긴장
이달 11일 본격적인 운영 착수…수련평가업무 등 ‘이양 vs 고수’ 촉각
2026.05.04 05:21 댓글쓰기



의정갈등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의학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학회의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공의 수련 관련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지만 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업무를 수행 중인 대한병원협회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오는 5월 1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원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수련교육원은 △전공의 교육과정 연구·개발 △수련교육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 △교육연수 △수련기관 평가·인증 등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각 전문과목마다 전공의가 도달해야 하는 역량과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3~4년 수련기간 도중에 역량 달성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 제도를 체계화하고, 수련병원에 대한 평가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한의학회는 지난해 6월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수련에 관한 보다 전문적인 상설 기구 필요성을 주장하며 ‘수련교육원’ 설립을 예고한 바 있다.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고 26개 전문학회들과 관련 작업을 진행했고, 1년 여 만에 실제 수련교육원을 출범시켰다.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수련교육원 필요성에 힘을 싣는 등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의사협회는 “기존 수련환경 평가·실태조사는 인프라 등 외형 평가 성격에 그쳐 전공의 교육 문제를 심화시켰다”며 “수련 질(質)을 관리하는 독립적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련교육원’ 설립의 법적근거 마련을 위한 전공의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선 상태다.


해당 개정안은 전공의 수련교육원을 설치해 인력 양성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수련체계를 필수‧지역의료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게 골자다.


수련교육원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전공의 수련과정 개발·개선 연구, 수련기관 및 수련프로그램 평가, 지도전문의 교육·연수, 전공의 수련 관련 통계분석 등을 전담토록 했다.


전공의 수련의 질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수·지역의료 수련기반을 중장기적으로 설계·조정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전공의 수련교육원’은 정식으로 법적근거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대한의학회의 교육원 출범은 이를 염두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관리·감독할 전담기구를 따로 설립하자는 것이다.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그동안 수련 교육이 각 병원 역량과 책임 속에서 체계적 지원 없이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련의 질을 모니터링하거나 교육 내용을 점검하는 독립 기관이 없어 병원별, 전공과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관 리·감독할 전담기구를 별도로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수련 질(質) 관리 위한 독립 기구, 교육원 설립 법적근거 마련 추진



하지만 대한병원협회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업무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대한병원협회에 위탁해 운영돼 왔다.


수련병원 지정을 비롯한 전공의 정원 책정 및 모집전형, 수련규칙 접수 및 이행여부 평가, 지도전문의 지정현황 관리 및 교육 등을 수행했다.


하지만 수련병원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협회가 수련환경평가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병원 경영자 중심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당사자인 전공의는 물론 수련 주체인 대한의학회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독립적인 수련환경평가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2017년 전공의특별법 시행 당시 극에 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학회 등은 대한병원협회에서 수련환경평가 업무를 분리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복지부가 병원협회 위탁 방침을 고수하면서 큰 반발을 샀다. 대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구성에 전공의 참여를 확대하고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이후 수 년 간 잠잠했던 수련환경평가 논란은 이번 의정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고개를 들었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한국형 수련관리기구 신설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대한병원협회가 다급해진 모습이다. 수련관리기구 신설에 따라 십 수년 간 이어온 수련환경평가 업무를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협회는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 대응단을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응단을 중심으로 수련환경평가의 주도권 사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수련기관 평가 등 실무 위탁 사업은 협회가 수행하던 중요 사업으로, 타 기관으로의 이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하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물론 수련관리기구 신설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해당 기구와 협업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적인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라는 지향점은 다르지 않다”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수련환경, 의학회는 수련 프로그램 등 역할 분담 효율성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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