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지역 첫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두고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이끄는 수술로봇 기업들도 이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가 시작된다. 제주는 서울에서 분리돼 단일권역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3년마다 병상·진료과·인력·시설·중증환자 비중 등 정량·정성 요소를 평가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있다.
현재 제주 지역 상급종합병원 후보는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다. 두 병원은 올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최신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했다.
선수를 친 곳은 제주한라병원이다. 금년 3월 글로벌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기업 메드트로닉의 차세대 로봇수술 시스템 ‘휴고(Hugo RAS)’를 국내 병원 중 두 번째로 도입, 기선 제압에 나섰다.
휴고는 여러 사분면에서 접근 가능한 모듈화된 로봇 팔과 개방형 콘솔이 특징이다. 자궁절제술, 췌십이지장절제술, 난소나팔관 절제술 등 다양한 고난도 수술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맞선 제주대병원은 한 달 뒤 전 세계 수술 로봇시장 절대강자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최신형 5세대 시스템인 ‘다빈치 5(Da Vinci 5)’를 도내 최초로 도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다빈치5는 조직에 가해지는 압력을 의사가 느낄 수 있는 포스 피드백 기술로 수술 안전성을 높이고 수술 영상과 기구 움직임 등을 자동 저장 및 AI 분석까지 제공, 중증 진료 역량을 강화시킨다.
두 병원 자존심 대결은 글로벌 수술로봇 기업 간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수술로봇 기업들이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즈니스 확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중증·암 환자 원정진료가 줄고 도내 중증 및 응급수술 비중이 커지게 된다. 고난도 환자가 늘면서 로봇수술 건수도 동반해 늘어날 수 있다.
로봇수술 건수가 증가할수록 기기에 사용되는 부속품과 치료재료 등 마진이 큰 소모품 매출 증가는 물론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수요도 높아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지역의료 인프라 격상이라는 본래 취지 외에도 의료 산업계 측면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빈치’ 독점 체제와 이를 무섭게 추격하는 ‘휴고’ 격돌지라는 점”이라며 “어느 병원이 타이틀을 거머쥐느냐에 따라 도내 수술 로봇시장 주도권도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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